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연속우승을 향하여

제1보(1~15)


▣ 제7회 삼성화재배 8강전
○ 뤄시허 9단
● 조훈현 9단
(2002년 10월17일 울산)
앞에 소개한 춘란배 본선2회전에서 중국의 딩웨이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8강에 나간 조훈현은 일본의 하네 나오키(羽根直樹)에게 패하여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였다. 하네는 중국의 뤄시허(羅洗河)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나 이창호에게 2대0으로 패하여 준우승에 그쳤다. 조훈현과 이창호. 이 사제 콤비는 언제나 그러했다. 조훈현이 중도에 탈락하면 이창호가 그 원수를 갚고 우승컵을 확보했으며 이창호가 중도에 주저앉았을 때는 조훈현이 그 원수를 갚아주었다. 춘란배에 이어 조훈현이 눈독을 들인 기전은 삼성화재배였다. 전년도에 제6회 삼성화재배를 차지했던 조훈현은 2년연속우승을 노렸던 것인데…. 삼성화재배의 본선 티켓은 32장이다. 예선에는 아마추어까지 참가가 허용되며 초대받지 못한 외국의 프로들은 자비로 출전하게 되어 있다. 2002년 여름에 벌어진 예선을 통과한 16명의 기사 가운데 10명이 중국 선수였다. 중국기원의 간부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이번에는 우승을 꼭 차지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중국팀은 8강에 6명이 진출했다. 일본은 전멸이었고 한국은 2명이 살아남았다. 이창호는 중국의 후야오위(胡耀宇)7단에게 패했고 유창혁은 창하오에게, 이세돌은 차오다이완(曺大元)에게 각각 길을 저지당했다. 준결승 티켓을 놓고 조훈현은 뤄시허 9단과, 최명훈은 장원동(張文東)9단과 일전을 치르게 되었다. 여기 소개하는 것은 조훈현과 뤄시허의 대국보이다. 이 판 역시 기적적인 역전극으로 온종일 검토진을 흥분시켰고 ‘과연 조훈현’이라는 찬탄을 전세계에 불러일으켰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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