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의 꿀뚝이 사라진다. 섬유와 기계·금속 등 전통산업 중심이어서 매연 등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곳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대구시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첨단산업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는 지역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성서산업단지내 지원시설용지 3만여평를 첨단산업전용단지로 지정하고 반도체 제조장비업과 평판디스플레이제조업,반도체 소자 제조업 등 기술파급효과가 큰 업종을 유치키로 했다. 성서공단은 310만평 규모로 지방공단 가운데 전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1,200여개 입주업체 대부분이 섬유나 조립금속 중심이어서 부가가치 창출에는 상당한 문제를 안고있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시는 첨단산업전용단지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공장용지 가격을 평당 조성원가(60만원)의 절반 수준인 30만~35만원에 공급하는 등 엄청난 특혜를 줄 계획이다. 또 자금지원도 현행 금리(연리 8.25%) 보다 낮은 연리 5%로 시설자금은 최대 10억원, 운전자금은 최대 5억원까지 융자지원키로 했다.
입주업체와 지역 대학과 연계, 대학·대학원 연구과정을 첨단산업인력수요에 맞도록 개설하고 센서기술연구소, 반도체공정기술교육센터 등을 통한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시는 이달중 기업유치위원회를 구성, 첨단기업을 방문해 유치활동을전개하고 기술전문가와 경영전문가 등으로 유치기업평가위원회도 설치해 유치대상기업을 평가하기로 했다.
특히 시는 이같은 첨단산업전용단지가 지역의 산업 고도화 등 경제정책에 효과를 거둘 경우 월암송신소 부지 2만평과 탄약고부지 1만3,000평, 월배비상활주로 부지 등 성서공단 및 주변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 방침이다.
대구시는 특히 성서첨단산업전용단지 3만평에 현재 계획하고 있는 K, P사 등 반도체 생산기업 유치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당장 올해 1,052억원의 생산 유발과 함께 2004년에는 1조2,5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성서공단 전체 기업의 지난해 매출(4조3,892억)에 1/3수준에 달할 만큼 엄청나다.
또 반도체사들이 입주할 경우 올해 고용유발은 351명에 불과하지만 시설투자가 완료되는 2004년에는 4,100명이 신규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함께 반도체 장비 제조업은 정밀기계산업의 기술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간접적인 투자유발도 엄청나게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시 이승호(李勝鎬)경제정책과장은 『3만평 규모의 성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반도체 등 첨단 업종의 유치는 물론 지역 기업의 업종 전환도 쉽게 이뤄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성서공단이 섬유와 기계 등 전통산업 중심에서 최근 첨단업종의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면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김태일기자TI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14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