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민들과의 소통은 신선한 학문적 자극”

‘고인돌’ 2기 강사로 나선 성제환 원광대 교수

내달 1일부터 ‘르네상스 예술과 인문학의 탄생’


“르네상스 시대의 창조력과 상상력이 21세기 한국에 왜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시민들에게 찾아가는 고전 인문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2기에서 11월 1일부터 ‘르네상스 예술과 인문학의 탄생’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교육청 강동도서관에서 5주간 강의를 맡은 성제환(사진) 원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학문적인 의욕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를 대중강의에 나서게 한 것은 2013년 12월 경제학자의 눈으로 르네상스를 풀어낸 단행본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문학동네 펴냄)’이었다. 그는 “르네상스를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의 부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며 “당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신흥상인과 십자군 전쟁으로 자신감을 잃어갔던 교황과 성직자 그리고 신흥상인들을 도왔던 인문학자 등 3자의 욕망, 지식, 안목이 합쳐져 중세라는 암흑의 천년을 닫고 인간과 이성을 앞세운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 낸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갈릴레오, 뉴튼 등 과학 발전의 기본틀을 세운 시기도 바로 르네상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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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철학·문학·역사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미술·영화·경제학 등으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융복합적인 인문학 강좌로 구성,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성 교수가 르네상스에 관심을 둔 계기는 2002년 게임산업개발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예술이 국가의 자본이 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정과 기대에서 비롯됐다. 문화경제학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에 목말랐던 성 교수는 피렌체를 수십차례 다니면서 경제학자의 관점으로 르네상스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는 “경제학자가 학문연구의 시작을 국부론에 두는 것처럼 많은 학자들이 현대를 연구할 때 근대를 출발점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우리가 사는 지금은 과학과 이성의 시선에 묶여 상상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근대와 달리 르네상스는 상상력의 시대다. 르네상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 배경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대중 강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7월에 전북 도립미술관에서도 10주간 강의를 맡기도 했던 그는 “지역의 대학교수, 중장년층 등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오늘날 한국에 인문학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은 학자로서 새로운 즐거움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르네상스를 예술작품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당시의 정치적·경제적·역사적 맥락을 함께 이해하면 보다 폭넓게 르네상스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이번 고인돌 강좌에서도 르네상스 정신을 이시대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2기는 오는 12월까지 한국미술, 서양미술사, 문학과 철학, 영화와 고전, 북유럽신화와 문학, 경제사,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강좌가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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