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컨트리와이드의 손실과 대손충당을 합쳐 BoA가 투입한 금액이 345억달러에 달하며 여기에 각종 법 위반에 따른 연방기관과의 합의금 등을 더하면 전체 지출금액은 400억달러를 넘는다는 은행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BoA메릴린치가 컨트리와이드 설립자인 안젤로 모질로에게 20억달러를 주고 회사 인수를 완료한 것은 2008년. 당시 컨트리와이드는 미국 최대 모기지 업체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온 BoA는 이 회사 인수를 통해 모기지 부문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주택 버블이 붕괴하면서 모기지를 갚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 BoA는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부실압류로 인해 집을 잃게 된 수만명의 주택 소유자들과 모기지채권 소유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은행은 소송 쓰나미에 직면하게 됐다. 은행 측은 이로 인해 비용이 앞으로 50억달러가 더 추가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oA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5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하고 비수익 점포를 폐쇄하는 한편 3만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토니 플래스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BoA의 컨트리와이드 인수와 관련해 "의심할 여지 없이 이 딜은 미국 금융 역사상 최악의 딜"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견인해왔던 중국 경제도 경착륙의 길로 접어드는 것인가.
중국 성장을 주도해왔던 소비ㆍ투자의 하락세가 4월부터 확연해진데다 1일 발표된 지난 6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도 수출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중국 경기의 하강국면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타내는 6월 PMI를 뜯어보면 특히 신규 수출주문지수 등 수요 부문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그동안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던 삼두마차인 소비ㆍ투자ㆍ수출에 모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1% 상승한 3,435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보이는 등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6월 PMI의 수출경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짝 효과에 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월가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최신호에서 커버스토리로 '추락하는 스타'라는 제목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했다. 배런스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가속화할 것이라며 성장률이 3~4%에 그치는 경착륙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차이나 리스크'라는 종합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성장률이 지금의 절반 수준인 4%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성장을 주도해온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붕괴할 경우 중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이 나왔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2%에 달하는데 이는 부동산 붐이 한창이던 2006년 미국에서 건설업의 비중이었던 6%보다 훨씬 높다"며 "부동산 경기가 식을 경우 시멘트ㆍ철강 등 각종 산업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붕괴가 막대한 부동산 부채를 안고 있는 금융시장의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확연해지면서 경기 저점을 당초 올해 2ㆍ4분기에서 3ㆍ4분기로 늦추고 2ㆍ4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CICC는 2ㆍ4분기 성장률이 정부의 마지노선(7.5%)보다 0.2%포인트 낮은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중국은행의 국제금융연구소는 7.6%를 제시했다. 중국공업정보화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이 7.5%를 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하락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중국 대다수 현지 전문가들은 경기하강 국면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정부가 통화ㆍ재정정책을 통해 선제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착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경기방어 차원에서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 등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지난주에 1,970억위안을 시중은행에 투입하는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RP를 통해 대규모 돈을 풀기는 올 들어 세번째다.
또 5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조만간 추가 인하하고 은행의 대출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7~8월에 두 차례 정도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영기업 등을 통한 철도ㆍ철강 등 주요 산업에 대한 재정투자 조기 집행, 가전ㆍ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원 확대 등 투자ㆍ소비 유도 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경기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