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축구협회장 후보에 거는 기대

요즘 축구계는 그들만의 대선으로 뜨겁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8일 후보자 등록으로 출발해 24명의 대의원들이 오는 28일 총회를 열어 투표로 신임회장을 선출한다. 축구협회는 한 해 예산만 1,000억원에 이르는 거대조직이다. 장기영(21ㆍ23대), 김우중(45ㆍ46대), 정몽준(47~50대) 등 역대 회장들의 면면만 봐도 그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협회장은 스포츠외교의 최전선 책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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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출마 직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일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두 차례 낙선 경험이 있는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들 후보자들이 당선을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을 두 가지로 압축하면 투명성과 자존심이다. 조중연 전임 회장은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의 원칙 없는 경질과 비리직원을 퇴직시키면서 1억5,000만원의 위로금을 준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표팀 감독을 마음대로 자를 정도로 절차가 엉망이고 사실상 입막음용으로 회계담당 직원에게 거액을 쥐어줄 만큼 감출 일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처럼 불투명한 조직의 묵은 때를 씻어내려면 파벌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도 요구된다. 선수들의 연봉공개도 축구협회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일 필요가 있다. 프로축구 A급 선수의 경우 연봉 10억원이 평범할 정도로 리그 경쟁력에 비해 거품이 많지만 각 구단은 이런저런 이유로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축구ㆍ야구ㆍ농구ㆍ배구) 가운데 일반에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 종목은 축구뿐이다. 국가대표팀 평가전 때 제대로 된 상대를 주선하는 것도 사소한 것 같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축구협회장의 숙제다. 그동안 평가전에 세계적 강팀을 초청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베스트멤버가 출전한 적은 거의 없었다.

축구협회장 후보들은 축구협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제대로 개혁할 방안을 내놓고 축구계를 설득해야 한다. 팬들은 다시 한번 월드컵 4강을 재현하고 우승의 고지로 향하기 위해서는 축구계의 내부개혁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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