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예산 30% 증액/판매수당 2배 인상/종업원 특별보너스도일본의 한 일간신문에는 최근 현지 3대 자동차회사들의 광고가 나란히 실려 눈길을 끌었다. 독자의 관심을 모은 것은 다름아닌 광고의 「양」. 닛산과 혼다가 두 페이지에 이어지는 반면짜리 광고를 내보낸데 비해 도요타는 무려 네페이지에 걸쳐 전면광고를 내보냈다. 닛산과 혼다를 압도하는 순간이었다.
「일본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한 도요타의 대공세」. APDJ 통신은 도요타의 요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엔저를 등에 업고 호황에 가까운 실적을 남겼다.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급증으로 이달말로 끝나는 올 회계연도 세전이익이 6천2백억엔(일본경제신문 추계)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82%의 증가율.
도요타 경영진은 그러나 국내 판매 현황에 들어가면 불만이 가득하다. 물론 자동차 업계내 1위 자리는 난공불락이다. 문제는 판매율. 지난 87년까지만 해도 도요타의 일본시장내 점유율은 43%를 넘었다.그러나 야금야금 치고들어온 경쟁업체들때문에 지난해엔 점유율이 39%대까지 미끄러졌다. 해외시장에만 지나치게 치중해온 결과였다.
국내시장 탈환을 위한 도요타의 1차 목표는 「점유율 40%」 회복. 겉보기에는 그다지 힘든 일같지 않다. 그럼에도 도요타의 공세는 예상보다 거세 마치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전부 국내에 쏟아부을 태세다. 한 그룹 관계자는 이를 일종의 「자존심 회복」 작전으로 비유한다.
도요타의 공세는 우선 엄청난 광고물량 및 판매비용에서 확인된다. 회사측은 올해 광고예산을 전년보다 30% 이상 높게 책정했다. 특히 3월에 광고물량의 상당부문을 집중투입한다는 방침이다. 4월부터 소비세가 5%로 인상돼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딜러에게도 전례없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일부 품목에는 차 한대당 판매수당을 두배로 늘렸다. 판매가도 품목별로 최대 30% 가까이 인하했다.
도요타의 시장탈환 의지는 무엇보다 신규 모델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도요타는 올말까지 최소 12개 이상의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신규모델중 대부분이 레저용차 등 다용도 차량에 집중돼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 부문의 일본내 선두는 혼다. 도요타는 바로 점유율 회복을 위해 「혼다 마당」을 파고들겠다는 계산이다. 도요타의 사원들도 한껏 의욕이 고취돼 있는 상태다. 회사는 이미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전 종업원에게 6조엔의 특별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자동차시장 판도의 최대 변수로 「소비세 인상」을 든다. 당장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은 저하될테고, 자동차 회사들은 판매확대를 위해 파상공세를 취할게 분명하다. 이 경우 일부 소형업체들은 절멸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심스런 분석이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