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8일 세종문화회관…'리골렛토'공연서 질다역 맡아
|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페라 무대에 서는 소프라노 조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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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리골렛토'역을 맡은 바리톤 레오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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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으로부터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칭송을 받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처음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선다.
23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렛토’에서 조수미는 리골렛토의 딸인 질다역을 맡았다.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활약 중인 조수미는 국내서 매년 각종 음악회와 콘서트를 열고 있지만 정작 오페라로는 국내무대서 한번도 선적이 없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맡은 ‘질다’역은 조수미가 유럽과 미국 무대에 그녀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역할이었다는 점에서 뜻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조수미는 이번공연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지방관객을 위해 대전, 광주, 울산, 수원에서 순회 단독콘서트를 갖고 있는 중이다. 이후 21일부터 이번 공연의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간다. 조수미는 서울대 음대 입학 1년 후인 1983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의 음악원으로 유학, 2년 만에 나폴리에서 개최된 존타 국제콩쿠르를 석권하면서 시칠리 엔나 국제콩쿠르, 198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국제콩쿠르 등 80년대 각종 콩쿠르를 휩쓸었다.
이후 그녀는 주빈메타, 제임스 레바인, 로린 마젤, 플라시도 도밍고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유명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연주하는 모습도 이젠 낯설지 않다.
오페라 ‘리골렛토’ 공연은 라 스칼라 오페라단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이탈리아 오페라단인 볼로냐 오페라단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내한 공연작이다. 이 공연의 주인공 ‘리골렛토’역에는 이탈리아의 바리톤 레오누치가 출연한다. 말라테스타 박사, 리골렛토, 루나, 이아고 등 도니제티와 베르디의 주요 바리톤 대부분을 도맡아 연기할 레오누치는 안정된 목소리와 뛰어난 극적 호소력으로 심금을 울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 부녀로 함께 출연하는 조수미와 레오 누치는 카라얀이 지휘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음반과 짤츠부르크 페스티벌 등에서 여러 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환상적인 앙상블을 연출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리골렛토’역으로 세계무대를 누비는 바리톤 고성현이 더블 캐스팅 됐다. 1989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서 150여 차례를 ‘리골렛토’역으로 전세계를 누벼온 고성현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라 스칼라, 빈 슈타츠오퍼, 파리오페라 등의 무대에서 활동 중인 노르베르크 슐츠와 함께 무대에 선다.
연출을 맡은 쥬세페 쥴리아노는 이태리 시실리 출신으로 로마에서 음악과 성악을 공부했으며 바리톤으로 데뷔했다. 21년 동안 로마극장에서 연출파트로 활약한 그는 상임연출 및 공연제작 총감독을 역임하고 4년간 로마극장의 경영고문으로 있었다. 이번 무대는 그가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이번공연은 국내 처음으로 국어, 영어, 일어, 이태리어 4개 국어를 동시자막으로 처리, 작품의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월요일 공연이 없는 이번 무대의 캐스팅 일정은 다음과 같다. 23일 25일 28일=조수미, 레오 누치, 24일 27일= 노르베르크 슐츠, 고성현. (02)399-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