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세계경제 회복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성장세 복귀"… 근래 가장 희망적 발언<br>트리셰도 "실물경제 하락 멈춰" 美·유럽 증시 일제히 연중최고<br>"평탄치는 않을것" 진단 덧붙여 출구전략으로 바로연결 안될듯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래에 나온 가장 희망적인 발언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하지만 회복 국면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이 같은 진단이 곧바로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시행하는 단계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지난 21일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진행된 연례 연방은행(FED)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세계의 경제활동이 안정돼가고 있다. ‘가까운 장래(in the near term)’에 성장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지난 2007년 12월 이후 나온 발언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버냉키 의장은 경기진단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12일 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경제활동이 안정되고 있다”고만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은 최근 잇따르는 경기회복 신호에 신뢰를 더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곧바로 정책기조를 바꿔 출구전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하며 당분간은 현재의 경기부양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FRB는 최근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경제여건으로 볼 때 ‘상당 기간(extended period)’ 예외적으로 낮은 금리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노력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기업은 여전히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거둔 성과를 공고히 하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우리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난관이 남아 있다. 회복세가 처음에는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보이며 실업률도 높은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셰 ECB 총재 역시 경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데는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매우 험난한 길을 맞이할 것(very bumpy road ahead)”이라고 밝혀 버냉키 의장에 비해 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연방은행 콘퍼런스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 참석한 자리에서 “실물경제가 자유낙하에서 빠져나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가 앞날이 순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고 최대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심지어 “그린 슈트(경기회복의 초기 징후)로 인해 글로벌 경기후퇴가 종료되고 있다는 추측에 대해 다소 불편하다(A bit uneasy)”고 말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악셀 베버 총재 역시 “(경기회복에) 험난한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ECB의 정책 목표는 역내 물가를 안정시키고 장기적인 금리를 결정하며 은행들로 하여금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ECB는 안정적으로 금리를 유지했다는 평판을 얻어왔다. 점진적인 접근은 매우 현명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ECB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로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60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 본드 매입을 시행하고 있다. 미 FRB 역시 금리를 사상 최저인 0~0.25%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세계 증시가 올 최고치로 상승하며 화답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5.91포인트(1.67%) 급등하며 9,505.9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8.76포인트(1.86%) 올라 1,026.13으로 거래를 마쳤다. 각각 올 들어 최고치로 지난해 10월6일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 대표주의 동향을 보여주는 범유럽 유로퍼스트300지수 역시 21일 2.2%오른 965.61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지수가 1.98% 오른 4,850.89,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30지수가 2.86% 상승해 5,462.74로 마감했고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지수는 3,615.81로 무려 3.15%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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