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베트남간에 해묵은 영토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는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중국명 南沙, 베트남명 黃沙) 군도를 자국 행정구역에 편입시킨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군중집회가 수차례 열렸다. 지난 9일에는 베트남 시민 200여명이 하노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16일에도 모두 400여명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다. 특히 16일 시위는 하노이 중국대사관 뿐 아니라 호찌민 중국총영사관 앞에서도 벌어져 베트남내 반중 감정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항의 시위는 양국 관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순 하이난(海南)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파라셀(중국명 西沙, 베트남명 청사) 군도 판사처(사무소)를 승격시켜 이 곳에 스프래틀리, 맥클스필드(중국명 中沙) 및 주변 260여개 섬을 관할하는 싼사(三沙)시를 신설했기 때문. 이에 맞서 베트남 외교부는 이 달초 중국이 베트남 영토주권을 침범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싼사시 설치를 강력 항의했다. 베트남은 지난 4월 스프래틀리 군도에 선거구를 신설하고 영국 석유기업 BP와 함께 천연가스 및 유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외에도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 여러 국가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으로, '남중국해의 화약고'로 불린다. 지난 74년 1월 중국과 베트남간에 벌어진 '파라셀 해전'이 대표적으로 74년 1월 중국 해군이 파라셀군도 일부 섬을 점령한 베트남 군을 공격, 5척의 베트남 군함을 격침시키고 3개 도서를 탈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