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규제개혁회의는 무의미하다

청와대가 20일로 예정됐던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연기했다. 청와대 측은 17일 저녁 지난 3월 1차 규제개혁회의 때 보여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내실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회의 연기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는 회의 개최에 앞서 입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이해조정'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미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와 월말로 예정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통해 경제활성화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일련의 구상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1차 회의 때 제시된 52건의 건의사항과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인 '손톱 밑 가시' 92건 등 부처별 규제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규과제 발굴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였다면 청와대의 발표처럼 제대로 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라도 회의 연기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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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 과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불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 정권에서 규제개혁을 외쳐왔지만 정작 실행단계에서는 공직사회의 저항으로 유야무야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각 부처 장관은 물론 자영업자 등 160여명이 참석해 7시간 동안 '끝장토론'이 진행된 1차 회의 후속인 만큼 국민의 기대수준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박 대통령도 8·15 경축사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느냐, 아니면 저성장이 고착화되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까지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요, 결과다. 국민이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에 대해 '그럼 그렇지'라는 식의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1차 회의가 문제제기를 하는 자리였다면 2차 회의는 이제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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