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환율 급등·중기부도 속출·해외차입 애로/자금시장 난기류 심화

◎달러 8백70원대 “환투기조짐”/이달들어 하루 30곳씩 쓰러져/「한보」후 5조공급불구 기업 돈가뭄5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규모의 한보그룹 부도로 치명타를 입은 금융권이 대출을 기피, 정부의 통화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중견·중소기업들의 부도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엔화의 대 달러화 환율이 5일 동경시장에서 1백23엔선을 돌파하는 등 엔저의 가속화 속에 국내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환율이 8백70원을 돌파하는 환투기현상이 벌어지고 국내금융기관의 신인도 추락으로 해외금융시장에서의 외화차입이 어려워지는 등 국내외자금시장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관련기사 3면>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보사태가 발생한 후 한국은행이 지난 3일까지 총 5조5천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이 자금운용을 지극히 보수적으로 함에 따라 정작 자금 실수요자인 기업들은 돈 구하기가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월중 서울지역 부도업체수가 4백27개로 지난해 1월의 4백5개보다 20개 이상 늘었다. 이달들어 4일까지도 서울지역 부도업체수가 99개를 기록,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33개 업체가 쓰러졌다. 외환시장에서는 국제적인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원·달러화 환율이 급등하자 기업들이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시장에 내다 팔기보다는 환차익을 노려 외화예금으로 예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따라 거주자 외화예금이 지난해말의 14억9천만달러에서 지난달말에는 29억6천만달러로 두배 이상 급증, 환율급등을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5일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한때 8백70원10전까지 올라섰다. 또 환율이 가파르게 오름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이날 달러당 최고 1백23.18엔으로 올들어 원화 절하율 3%의 거의 두배에 달하는 5.9%의 절하속도를 보였다. 이에따라 원화의 환율상승이 경상수지적자해소에는 기여치 못하고 물가상승압력으로만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보부도 여파에 따른 통화공급 확대 및 환율상승과 연초부터 들먹이는 부동산가격 등 물가불안요인이 곳곳에 잠재돼 있어 우리 경제는 경기침체 속의 물가불안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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