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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보여요, 보여!"
지난 27일 충북 진천의 세미텍 본사 공장. 얇은 금실로 반도체 단자를 연결하는 '와이어본드' 공정을 현미경으로 지켜보던 김예원(이화여대 영문과 3년) 씨와 이수연(성신여대 국문과 4년) 씨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극히 미세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작업이 흥미롭다는 표정이다.
공장에 들어갈 때만 해도 처음 입어 보는 방진복에 끙끙대더니 실제 반도체 후공정 작업을 눈으로 보자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탐방에 참여한 김씨와 이씨는 웨이퍼의 불량률은 얼마나 되는지, 공정 과정에서의 용어 뜻은 각각 무엇인지 쉴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안내를 맡은 조윤성 세미텍 상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일 욕심이 많은 데다 손재주가 좋아 반도체 산업에 매우 유리한 성품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세미텍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후공정 협력업체다. 국내 반도체업계가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자부심이다.
공장을 둘러본 탐방단은 56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 가운데 정규직 비중이 얼마나 되며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있는지 김원용 세미텍 대표이사에게 물었다. 김 대표는 "지금 직원들은 전원 정규직"이라며 "올해에 채용 계획은 물론 있고 올 말까지 직원 수가 6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취업난이 화제인데 취업준비생들의 안좋은 선입견 때문에 중소ㆍ중견기업은 오히려 구직난을 겪고 있다"며 "대기업이 간판은 좋아도 자기 계발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소ㆍ중견기업에서는 자기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업계 최고의 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비교 얘기가 나오자 김씨가 이번엔 "아무래도 중소기업의 후생복지가 대기업보다 떨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물론 복지는 대기업이 더 좋겠지만 세미텍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특히 나부터 하이닉스에서 상무까지 지낸 대기업 출신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자기 계발에 유리하다는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세미텍은 현재 사원복지를 위해 사내에 90명 규모의 여성기숙사를 운용하는 것을 비롯 남자 직원에게는 사외에 20동 이상의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용 아파트는 지금도 계속 구입 중이다. 통근 거리가 먼 직원을 위해 전용 통근버스도 6대를 운행 중이고, 점심ㆍ저녁식사를 무료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아침 식사도 싼 가격에 내놓고 있다. 사내 도서관과 체력단련시설도 마련했다.
지난 2010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자마자 직원들을 위한 최신 축구장이 달린 연수원을 지었다. 여기서는 연구원들과 엔지니어들이 반기마다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서로를 격려한다. 엔지니어들은 한달에 3일 의무적으로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특히 '땡큐콜333'이라는 세미텍만의 사내 비상번호도 운영하고 있다. '땡큐콜333'은 세미텍 직원이 금융, 법률, 의료 등 여러 면에서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번호로 연락하면 언제든지 회사가 관련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제도다.
탐방단이 "해외 경험은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느냐"며 묻자 김 대표는 "직원들이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출장을 나보다 더 자주 나간다"며 "연구원, 엔지니어들은 세계적인 반도체 트렌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해외출장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최근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등 안정성이 높은 직업에만 선호도가 높은 현상을 특히 아쉬워했다.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에 뛰어들어 부딪혀봐야 아이디어도 얻고 창업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공무원이 되길 꺼리는 미국 등 해외 젊은이와 달리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너무 안정 위주 성향으로 직업을 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기업에 도전하고 스스로를 계발하는 노력도 해야 아이디어도 얻고 나중에 창업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