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7일] 방만한 공공일자리 사업 대폭 축소해야

정부가 내년부터 24개 부처에 걸쳐 202개에 달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134개로 축소하는 내용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한 것은 그동안 공공근로사업이 얼마나 무계획적이고 방만하게 이뤄져왔는가를 잘 보여준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에 편승해 부처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공공근로사업 종류만도 무려 200가지가 넘게 된 것이다. 경제위기도 어느 정도 극복됐고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공일자리 사업의 종류와 규모를 대폭 줄여나가야 한다. 생산성이 극히 낮은 공공근로사업이 많을수록 인력시장을 왜곡시키고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사업 효율화 방안'은 지난해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마련한 공공일자리사업 효율화 방안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중복적 사업을 한쪽으로 흡수 통합하는 등 일자리 사업 763개를 조정 통합해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1년 만에 비슷한 대책이 다시 나온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수박 겉핥기식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일자리 사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수요자 위주가 아니라 각 부처와 기관들의 입장에서 실적 채우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통계자료도 없이 성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별별 명분과 이름을 붙여 예산만 축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공공일자리 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진체계부터 단순화하고 꼭 필요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 지난 2008년 8월 감사원은 복지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 일자리 창출 추진실태를 점검해 일자리 적합성 미달, 인력양성체계 부실, 서비스 제공 대상 불합리 등 27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이 눈먼 돈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시장의 왜곡을 완화하고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공공일자리를 취약계층에 한해 최소한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복지정책인지 일자리정책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공공일자리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축소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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