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IT 중소기업 살리는 '따뜻한 시장경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레인콤ㆍ코원ㆍ유경테크놀로지스 등 국내 중소 정보기술(IT)업체들의 해외 진출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정체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시장에서 살길을 찾고자 하는 몸짓인 것이다. 중소 IT업체들의 사업영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휴대용 및 홈 네트워크 단말기, 해외지도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시장에서 브랜드파워와 유통망을 확보하고자 글로벌업체들과의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수년간 중소 IT업체들은 길고도 험난한 암흑의 터널을 지나왔다. 한 때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레인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쳤고 상당수 코스닥 업체들은 비싼 임대료를 피해 지방과 도시외곽으로 사옥을 옮기기도 했다. 사업에 실패해 문을 닫는 기업도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내비게이션ㆍ디지털카메라ㆍ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을 중심으로 국내 IT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소 IT업체의 기술인력들은 더 이상 ‘머니게임’에 휘둘리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고 이제 조금씩 그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 대한 도전도 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중소 IT기업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외시장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에서 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 IT업체들이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 그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청을 산업자원부에 흡수 통합할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정부가 소유한 우리은행과 대우증권의 지분을 팔아 그 매각대금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살리는 ‘따뜻한 시장경제’. 어쩌면 모순된 것처럼 들리는 이 말이 현실로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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