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쌀 풍작 걱정 산더미

올 생산량 3,370만섬 예상 96년이후 최고치<br>소비량은 갈수록 줄어 재고 1,000만섬 달할듯

올해 쌀 생산량 증가율이 지난 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조사돼 ‘반갑지 않은 풍작’을 예고하고 있다. 쌀 재고량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소비량은 날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시장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는 쌀 협상과 추곡수매제 폐지는 농민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게 됐다. 농림부는 9월15일 이후 전국 9,000곳에서 작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3,091만섬보다 9.0%(279만섬) 늘어난 3,370만섬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7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쌀 재배면적은 한해 동안 1만5,000㏊(1.5%) 줄었지만 작황을 나타내는 10a(302.5평)당 생산량은 489㎏으로 지난해 441㎏보다 10.9% 가량 늘어났다. 농림부는 이 같은 풍작에 대해 “지난 여름 비나 태풍에 따른 피해가 적었던 반면 기온이 높고 일조시간이 많아 이삭당 낟알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량 추정치를 바탕으로 내년 쌀 공급을 4,200만섬, 쌀 수요를 3,200만섬으로 내다보면서 대북지원이 없을 경우 쌀 재고가 1,000만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하는 우리나라의 적정재고(573만~607만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쌀 협상이 관세화 유예 또는 관세화 등 어떠한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내년에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쌀이 올해의 143만섬보다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쌀 재고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 생산 예상량은 약 3,200만섬으로 추정되는 내년 양곡연도 소비량을 다소 넘는 수준”이라며 “재고 문제는 대북 쌀 지원의 지속 여부와 의무수입쌀 규모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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