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구촌 '조류독감 공포' 확산

20C초 5,000만명 숨진 스페인독감과 유사<br>사람끼리도 전염…살인독감 돌변가능성 커<br>美·英등 각국 백신 확보등 대책마련 부심

조류독감이 사람 사이에 전염되면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연구팀은 20세기 초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독감이 현재 아시아에서 확산중인 조류독감과 매우 유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각국은 조류독감의 창궐에 대비해 다각도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조류독감 피해 예상보다 심각= 월스트리트저널ㆍ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6일 미국 병리학연구소와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연구팀이 1918~1919년 전세계에서 5,000만명의 희생자를 낸 스페인 살인독감 바이러스를 해독한 결과 조류독감과 거의 완전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판명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에서 스페인 살인독감 바이러스(H1N1)가 아시아 조류독감(H5N1)과 아미노산의 극히 일부만 다를 뿐 거의 완전히 일치한다며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결국 ‘사람에게 적응된 조류독감’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또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변이유전자의 일부가 현재의 조류독감 바이러스에도 있으며 이는 언젠가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염이 가능한 살인독감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조류독감으로 최대 740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유엔 인플루엔자 담당 조정관으로 임명된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500만~1억5,000만명으로 추산했다. ◇각국 조류독감 대책마련 비상= 본격적인 철새 이동시기가 다가오면서 조류독감 확산 우려가 높아지자 각국 정부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에 조류독감이 창궐할 경우 발병지역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는 또 조류독감 백신 확보를 위해 60억~100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영국이 1,500만명분의 백신을 주문했고 핀란드는 전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는 520만명분의 백신 확보 계획을 밝히는 등 각국이 백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6일부터 이틀간 미국에서 조류독감 국제회의를 개최, 대책마련에 나선다. 이번 회의는 전세계 65개국과 국제기구 보건 전문가들이 참석하며 ▦조류독감 발생의 신속 정확한 보고 ▦조류독감 발생 국가들에 대한 지원 ▦WHO와의 긴밀한 협조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이후 아시아에서 확산된 조류독감으로 인해 베트남에서만 4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적어도 60명이 숨졌으며 수천만 마리의 새와 가금류가 집단 폐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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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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