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포워드 가이던스 시장혼선 초래할 수도"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중앙銀 전망 신뢰 높지 않을 경우 사전 안내 효과내기 어려워

올 국내외 경제 회복세 지속… 하반기 물가상승률 2.5~3.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방향 제시)'를 국내에 적용할 경우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중앙은행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경제상황이 워낙 급변하는 탓도 있지만 중앙은행과 시장 간 신뢰를 쌓는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이 중앙은행을 신뢰하고 중앙은행과 시장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근 포워드 가이던스의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시장기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특정 경제지표와 통화정책을 연계하는 방식은 지표가 중앙은행 예상과 다르게 변할 경우 포워드 가이던스를 불가피하게 변경하게 돼 중앙은행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앙은행의 전망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효과가 제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범위(2.5~3.5%) 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해 2차 효과를 유발하면서 경제활력을 저하시키거나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상시 점검할 것"이라며 "금융완화 기조의 장기화로 우리 경제 내부에 불균형이 발생하거나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점검하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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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 브리핑에서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국내외 경제상황에 하방요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상하방 요인을 모두 감안할 때 회복할 것으로 본다"며 "금리정책과 연계를 예단하긴 어렵고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어떻게 변하고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가변적 요소들을 감안해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장기시장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것을 보인다. 보고서는 장기시장금리가 경기회복 및 통화정책기조의 긴축전환 기대 등을 선반영해 상승할 경우 시차를 두고 단기시장금리도 오르면서 기업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외부충격으로 장기시장금리가 경기회복 속도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대출가산금리의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장기시장금리가 단기금리 상승 기대를 별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기업대출금리가 조만간 크게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장기금리상승에 따른 가산금리 조정 등 2차적 요인에 의한 기업대출금리 상승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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