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가불안 대비해야

고철을 비롯한 원자재 파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가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중국의 철강수요 급증에 따라 고철의 품귀난이 심화되면서 철강제품의 주 원료인 핫코일 가격이 몇 달새 두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철강생산국들이 핫코일 수출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철근생산 업체들은 고철을 구하지 못해 조업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줄이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고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가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37.44달러로 치솟아 이라크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구리를 비롯한 비철금속 원자재와 콩 밀 등 농산물가격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세계적으로 원자재 파동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당장 수입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물가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핫코일과 같은 주요 원자재의 가격 폭등은 자동차 가전 등을 비롯한 주요산업의 비용 상승을 초래해 가격인상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수출경쟁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원자재 파동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중국의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서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잇는 것도 물가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에 달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국내외 요인에 의해 물가불안은 더욱 고조될 공산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물가마저 불안하게 되면 국민의 생활고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경기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원자재 공급을 원할히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경우 할당관세 등을 통해 과도한 가격상승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요금 등의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인상시기도 가급적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물가문제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요 원자재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을 비롯해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국제 인플레이션 시대의 도래 조짐 속에서 물가불안이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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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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