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주리조트 참사] 교육부 행사 자제 요청에도 … 대학가 "예정대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교직원 동행 안전강화 불구

"사고 예방대책 안돼" 지적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교육부가 전국 대학에 외부행사 진행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학들은 신입생환영회 등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 대학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행사에 지도교수를 동행시키는 등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안전사고 우려는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18일 전국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서울대는 각 단과대별로 실시하는 '새내기 배움터(새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다만 부학장 등이 동행하기로 했다. 20일부터2박3일 일정으로 새터를 계획하고 있는 김해미루 경영대 학생회장은 "해마다 해오던 행사지만 이번 사태를 접하고 여행자보험, 안전시설 체크 등 안전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부학장과 여러 교수들이 행사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9개 단과대가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고 있는 연세대도 이번 사태로 일정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리조트 붕괴사고 이후 학교에서는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달라"는 지시를 총학생회를 통해 각 단과대 학생회에 전달했고 단과대 대표들과 행사 운영을 맡은 업체들은 관련 시설을 재점검하고 있다.


지방의 대학들도 경남정보대 등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신입생 환영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영남대는 27일 학생처 주관으로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전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한다. 단과대 별로는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지방의 리조트에서 신입생환영회를 치른다. 영남대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을 받은 뒤 보직 교원들이 긴급회의를 갖고 단과대에 행사 진행 자제를 당부한 상황"이라며 "행사 취소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총학생회와 논의해봐야 결정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경주의 한 호텔로 신입생환영회를 떠날 계획인 경북대의 일부 단과대학도 행사 취소 움직임은 없다. 경상대 총학 관계자는 "행사 장소가 가건물이 아닌 호텔이라 안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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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신입생환영회의 문제점으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치른다는 점을 꼽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행사를 학교 측에서 관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대 학생소통팀 관계자는 "신입생환영회는 학생들 자체적으로 진행하지만 대학에서 전혀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며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안 될 때 사고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보낸 한 학부모는 "교직원들이 동행하면 술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학교로부터 지원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재정적인 부담으로 안전보다는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숙소를 택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학생들과 전문가들은 교직원 동행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양대의 한 단과대 학생회장은 "과마다 교수 한두명씩, 교직원도 여러명 참석해 안전 사항에 유의하라고 말하지만 교직원들이 있다고 해서 특별히 더 안전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대학을 관내에 둔 한 소방서 공무원은 "학생들 외에 관리자가 행사에 참석해 있으면 아무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고 방지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큰 행사에는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에 대기하기도 하는데 학교 단위의 자그마한 행사에 소방공무원을 파견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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