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중기 협력 윈윈전략 짜자"

[특별대담] 이용태회장-강득수회장’이젠 동반자의 시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한결같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공생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 지고 있다. 어느 때 보다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적인 협력관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서울경제 신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변화를 점검해 보고 , 향후 상생의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고자 창간특집 대담을 마련했다. ▲ 사회(최성범 성장기업부장)=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과거와는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과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대부분 주종관계 혹은 적대관계였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하청업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공룡으로 인식했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변하고있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 이회장=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상호협력이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세계화ㆍ정보화 추세 속에서 기업의 역할과 전략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죠. 전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기업은 자기회사가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사업은 과감히 중소기업에 넘겨줘야 합니다. ▲ 강득수 전자조합이사장=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역할이 커졌습니다. 과거의 경제환경은 한번 중소기업은 영원히 중소기업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정보화ㆍ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중소기업에서 성장해 대기업 계열에 들어가는 회사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출의 큰 비중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것은 달라진 중소기업의 위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를 위해 풀어야 할 문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강이사장= 불공정거래가 없어져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대기업이 사업성이 있다고 해서 중소기업품목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대기업이 해야 할 사업이 있고, 중소기업이 해야 할 사업이 있습니다. ▲ 이회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다는 인식전환이 시급합니다. 최근 전자상거래시장이 형성되는 행태를 보면 아직도 인식전환이 더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전자상거래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진정한 전자상거래개념에서 크게 벗어났을 뿐더러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강이사장= 중소기업도 반성해야 할 점은 있습니다. 수의계약이 대표적이죠. 당장 수의계약을 금지하면 600여 개에 달하는 업체들에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수의계약에 너무 의존해 자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의계약제한에 따르는 파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적 관계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은 어떤 것이 필요합니까? ▲ 이회장= 벤처캐피탈 육성, 부채비율 축소 같은 정책은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다변화한 점에서 평가할 만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제도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 강이사장= 현재 전자상거래를 위해 5억원 이상이 조합별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따로따로 작업을 벌이고 있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전자상거래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과 규제책을 동시에 써야 합니다. ▲ 이회장= 전자상거래사업은 국가주도사업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전자상거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인데 시장에 맡겨두면 업계간 이해조정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협력체제는 어떤 것입니까? ▲ 이회장= 나이키처럼 대기업은 브랜드네임과 고객을 확보하고 다른 부분은 아웃소싱하는 형태입니다. 대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는 시장성, 개발능력 등이 큰 부담이 됩니다. 또 중소기업은 우수한 제품을 개발할 능력이 있어도 빈약한 유통망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따라서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력과 탄력적인 조직운영능력을 이용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자본과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이사장= 중소기업을 좋은 회사로 성장시켜 대기업에 파는 것도 좋은 모델입니다. 최근에는 기술이나 회사 자체를 팔기위해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투자를 받아서 몇 년 안에 좋은 회사를 만들어 몇 배의 값을 받고 파는 것이죠. 이런 것이 선순환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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