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음성기록의존 결론한계" 반발지난 99년 4월 중국의 상하이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화물기의 추락 원인에 대해 건교부가 조종사의 실수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서울~상하이 화물노선이 취소돼 앞으로 2년간 2,500만달러(약300억원)에 이르는 매출손실에다 아직 보상합의가 끝나지 않은 인적ㆍ물적피해 배상과 더불어 대외 이미지 실추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비행기록장치 등 핵심장치들이 파손된 상태에서 음성기록장치에만 의존해 사고 결과를 도출해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원인 논란=사고조사에 관여한 한ㆍ중ㆍ미 3국 관계자들은 사고원인과 관련해 "관제탑이 '1,500㎙의 높이를 유지하라'고 내린 지시를 부기장이 1,500피트로 잘못 알아듣고 전달함으로써 기장이 급격한 조작으로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항공측은 "1만2,898시간의 무사고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노련한 기장(홍성실ㆍ54세)이 40도라는 각도에서 음속이 넘는 속도로 급강하하는 것은 비행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황사식 대한항공 안전팀장은 "핵심장치인 비행기록장치(FDR)가 파손된 상태에서 음성기록장치(CVR)에만 의존, 결론을 추정한 것은 한계가 있다"며 "특히 음성기록장치에서도 비정상적인 금속소음과 같은 중요한 단서를 무시했다"고 말해 기체이상 쪽에 무게를 뒀다.
대한항공측은 앞으로 청문회 과정에서 징계의 부당성에 대해 적극 소명하고 필요하다면 모든 법적 대응을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피해=대한항공은 비록 신규노선 배분제한이라는 제재는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부담해야 할 피해가 만만찮다.
우선 앞으로 2년간은 이 노선에 대한 재취항 신청을 할 수 없게 돼 이 기간에 2,0000만~2,500만달러의 매출손실이 예상된다.
또 사고 피해자 가운데 40여명의 부상자는 1억9,600만원의 보상을 끝냈으나 사망자 8명중 부기장 유족측과는 합의를 못했고 현지인 4명도 중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사고 항공사'라는 오명을 쓰게 돼 대외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하게 됐다.
◇상하이노선 화물수송 지장없나=서울~상하이간 노선에는 현재 대한항공과 중국의 동방항공이 각각 주 1회씩 화물기를 취항하고 있고 아시아나가 주 11회 여객기를 투입하고 있다. 운송비율은 동방항공이 47%, 아시아나가 37%, 대한항공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건교부는 "대한항공이 서울-상하이 노선 면허를 취소당하더라도 주 11회 운항중인 아시아나 여객기의 화물공간이 66% 정도 비어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 차원에서 경제적인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