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파괴력이 제로가 되다

제8보(118~133)



강동윤은 야마다가 끈끈하게 따라붙으면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야마다가 백20,22로 열심히 차단하자 못 이기는 체하며 흑23으로 보강을 해버렸다. "야마다 선생이 어깨에서 힘이 쑥 빠지겠네요."(윤현석) 만약 흑이 이 보강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참고도1의 백1로 움직이는 수단이 있다. 백7까지 되고 보면 이 백은 어엿하게 살아 있다. 흑이 억지로 안형을 없애고 잡으러 가도 최소한 빅은 보장이 되어 있다. 흑대마도 덜 살아 있기 때문이다. 흑23이 놓이자 이제 하변은 흑의 확정지로 굳어졌다. 야마다는 굴하지 않고 제2의 승부수를 들고 나왔다. 백26으로 끼운 이 수. "맞아. 그게 있었어. 역시 놓치지 않는군."(원성진) "멋진 수이긴 하지만 파괴력은 별로야."(박정상) 강동윤은 그 수까지 예측하고 있었다. 흑27,29가 준비해둔 응수였다. 백30은 절대. 이 수를 두지 않으면 중앙의 백대마가 패에 걸린다. 흑31이 놓이자 백26의 위력은 제로가 되었다. 참고도2의 백1로 올라서도 흑2 이하 8의 수단이 있기 때문에 백이 도무지 힘을 써볼 수가 없다. 백32는 또 하나의 승부수. "부려 볼 수 있는 술책은 다 써보는군요."(윤현석) "원래 야마다가 힘이 좋아."(조대현9단) 기사회장 조대현이 검토실에 들어왔다가 한마디 했다. "힘이 좋아 봤자 이젠 지는 해지요."(윤현석) 야마다는 1972년생. 이 바둑을 둘 때 이미 36세였다. "36살이면 지는 해가 되는 건가? 허허허."(조대현) 이미 한국과 중국에서는 30대의 기사들은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은 아직도 30대가 최정상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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