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사제도를 직무중심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박지원(사진)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최근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특별 메시지 가운데 일부다. 그가 예정에 없던 CEO 메시지를 발표한 이유는 최근 두산중공업이 사무직에 대해 수 십 년 간의 관행을 끊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전격 도입, 이에 대한 이해와 당부 차원에서다. 그는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의 동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박지원 부회장이 새로운 인사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그는 과거 수 십 년 간 사용해온 관리직ㆍ대리직ㆍ종합직 등 사무직의 연공서열 직군 체계를 과감히 폐지했다. 대신 직무(job) 중심의 직군 체계로 인사시스템을 전격 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이 도입한 사무직의 직무중심 직군 체계 개편의 핵심은 이렇다. 우선 크게 직군(Main Job), 직무(Sub job), 업무(job) 등 세 분류로 나눴다. 아울러 핵심인 직군은 중공업의 기능과 특성을 고려해 엔지니어링, PM(프로젝트 메니지먼트), R&D, 전략 등 총 17개 직군으로 분류했다.
이에 맞춰 직원들은 17개 직군에 맞는 새로운 특별 직함을 부여 받았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 소속이라도 A 직원은 전략, B 직원은 PM 등으로 세분화 된 직군을 부여 받게 된 것이다.
박 부회장은 메시지에서 "수 십년 간 운영해온 연공서열적 직군 체계로는 보상, 역량개발 등에서 한계가 있다"며 "금번 개편은 모든 인사제도를 직무중심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직무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직무역량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이번 개편은 '회사의 모든 구성원은 전문가'라는 저의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이어 "회사는 여러분의 성장을 통해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회사 역시 이에 상응하는 보상과 안정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사무직 직군 체계 개편은 두산 웨이의 인재육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 회사 관계자는 "분야별로 체계적인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것이 가증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따라 직무중심에 맞춰 후속적으로 인사제도도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사무직 직군 체계 개편에 이어 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으로 새롭게 변화시킬 거대 프로젝트 성사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오랜 기간 추진해온 이탈리아 안살도 에너르기아 인수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곧 최종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두산중공업은 가스 터빈에서 원천기술 확보로 경쟁력이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