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18일] 집값에 대한 '맹신'

SetSectionName(); [기자의 눈/3월 18일] 집값에 대한 '맹신' 김경미 기자 (부동산부) kmkim@sed.co.kr

'값이 오를까, 아니면 떨어질까.' 부동산 시장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논쟁이다. 최근 국내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대폭락을 예견하는 책과 대폭등에 대비하라는 내용의 책이 나란히 진열된 것도 바로 집값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집값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맹렬하게 치솟기만 하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각종 호재에도 주춤하고 수도권 곳곳에서 빈 아파트가 속출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묵은 논쟁이 또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집값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각종 모임에서조차 중요한 논쟁거리가 될 정도다. 최근 한 독자는 기자에게 집값 전망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런데 몇 가지 부정적 근거를 이유로 조심스럽게 하락 가능성을 답한 기자의 말을 한참 듣던 그가 내린 결론은 허탈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대한민국 부동산 값은 절대 안 떨어져요." 사람들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듯 전망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단호한 대답에 묻어 있는 '맹신'에는 씁쓸함마저 느껴졌다. 지난해 겨울, 한 미국 지역신문에 시애틀 부동산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지난2007년 시애틀 다운타운에 23층짜리 호텔과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으려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경기 불황과 부동산 침체 탓에 2009년 그 땅을 다시 메우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한 대학의 교수는 말했다.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죠." 아이로니컬하게도 시애틀은 2007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주택시장' 1위에 선정됐던 지역이었다. 과거 실패한 투자사례를 보면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투자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기획 부동산 사기나 과장 광고에 넘어갔을 수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실패 이유를 따져보면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단지 '내 선택이 틀릴 리가 없다'는 맹신이 화를 불렀을 뿐이다. 최근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바닥론이 제기되며 지금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 나온다.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부동산은 절대 안 떨어진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 반대 의견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현명함이 아닐까 싶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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