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지난해 실적이 모호한 회계기준으로 인해 `뻥튀기` 됐다는 분석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러한 실적 부풀리기로 인해 주가도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됐다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24일 기아차는 전일 IR에서 지난해 4ㆍ4분기 사상최고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음에도 6일째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300원(2.77%) 하락한 1만500원으로 마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이 날 기아차의 판매보증충당금 관련 회계기준이 건전하지 못해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믿을 수 없다며 시장수익률 의견을 제시했다.
판매보증충당금은 자동차 판매후 사후 보증수리, 리콜 등을 위해 적립하는 비용.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현대차의 충당금이 매출액 대비 6%인 반면 기아차는 3.2%에 그쳤으며, 또 지난해 실제지출된 비용에 대한 충당금 비율도 현대차가 600% 이상인데 비해 기아차는 3,800억원 지출에 7,800억원을 쌓아 200%를 가까스로 넘겼다고 밝혔다.
강상민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회계기준을 현대차에 적용한다면 현대차의 지난해 이익규모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라며 “보수적 회계정책을 고집하는 업체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 기아차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CLSA증권도 기아차에 대해 지난해 4ㆍ4분기 내수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직전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매출구성도가 유사한 현대차보다 판매보증충당금을 적게 적립한 것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LSA증권은 기아차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하회(Under-Perform)로 제시했다.
이에대해 기아측은 지난해 보증기간이 만료되는 차량이 많았기 때문에 판매대수에 적당한 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김장식 기아차 이사는 “국내시장은 물론 미국시장에서의 판매포지션과 판매단가 등을 고려해볼 때 충당금 규모는 적절했다”며 “매출액 대비 3.5% 이상의 충당금 비율을 유지해 나갈 것이고 판매대수에 따라 점차 충당금 규모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