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최대 주주인 쿠 텍 푸엣(89)이 21일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함에 따라 이 은행의 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싱가포르 최고 갑부인 쿠 텍 푸엣은 1986년 다른 두 명의 투자자와 함께 이 은행의 지분 37%를 사들임으로써 영국 로이드 은행로부터의 인수합병 시도를 방어했다. 이후 쿠 텍 푸엣은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이 적대적 M&A 공세에 시달릴 때마다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쿠 텍 푸엣은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나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이들은 아버지보다 이 은행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에 덜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 바클레이 등 스탠더드 차터드의 아시아지역 네트워크를 탐내오던 기업들이 이 은행의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탠더드 차터드의 싱카포르 법인 왕 아이 케이 대변인은 “쿠 텍 푸엣의 가족들은 은행 지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