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윤진식 실장 거취따라 '1기팀 부활' '2.5기팀 출발' 갈릴듯

최중경 수석 합류한 경제팀 구도 어떻게 되나<br>정책·인사 조율 윤실장 재보선 출마 결심땐 최수석 역할 커질듯<br>성장 정책 강화 예상속 외환부문 둘러싸고 강만수-윤증현 충돌 올수도


최중경 경제수석이 자리한 경제팀은 어떤 구도 아래 움직이고, 어떤 색깔을 보일까. 경제수석 인선 발표 직전 경제부처의 한 고위 인사는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의 거취가 경제팀 역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차기 수석 역시 이런 구도 아래 결정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윤 실장이 재보선에 출마한다는 점을 전제하면 중량감 있는 인물이 수석에 앉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윤 실장을 단순 보좌하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인선 결과 낙점된 인물은 현 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실세인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보의 복심인 최중경 주 필리핀 대사. 관가 주변에서는 이번 인선이 최 수석 개인의 색깔을 넘어 경제팀 역학 구도나 정책 색깔을 운용하는 데 여러 복선을 깔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1기 팀'의 부활인가, '2.5기 팀'의 출발인가=2기 경제팀은 그런대로 호흡을 잘 맞췄다. 고시 기수와는 별개로 윤증현(행시 10회)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17회) 금융위원장을 축으로 한 부처군과 강만수(8회) 위원장 라인 사이에서 윤진식(12회) 실장이 완충 역할을 하는 구조였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김중수 경제수석-전광우 금융위원장' 구도에서 빚어졌던 1기팀의 다소 혼란스럽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윤 실장은 나름의 힘을 발휘하면서 정책과 각종 인사를 조율해나갔다. 참여정부 초기 이헌재 부총리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 성장ㆍ분배론 사이에서 갈등할 때 박봉흠 당시 정책실장이 '가교'역할을 했던 것과 흡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수석의 인선은 현 경제팀에도 미묘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윤 실장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에는 경제팀의 역할 구도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윤 실장이 떠날 경우 정책실장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겨둘 공산이 크다"며 "최 수석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최 수석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강 위원장에게 무게중심이 쏠릴 수 있고 대신 윤 장관 등은 상대적으로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김중수 한국은행 신임 총재까지 명실상부 '1기 경제팀, 강만수 경제팀의 부활'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강 위원장이 최 수석을 천거한 것은 이 같은 그림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실장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 양상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강 위원장의 영향력이 커지겠지만 윤 실장이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한 힘의 쏠림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수석은 재무부 시절 통화담당 사무관으로 일하며 당시 금융정책과장이던 윤 실장과 호흡을 맞췄다. "윤 실장이 유임하면 '2.5기 경제팀'이 출발하는 것(정부 인사)"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 실장 출마 때는 경제정책에서 '강만수-윤증현' 충돌 올 수도=정책의 색깔 또한 경제팀의 구도에 달려 있다. 윤 실장 출마와 관계 없이 정책의 구사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 특유의 추진력에다 성장론을 강조하는 강 위원장의 컬러가 짙어질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통화정책은 청와대 중심으로 흘러가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등과 해묵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교육과 의료 등 서비스업 문제도 의외로 이른 시기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외환정책의 경우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책을 조율해온 윤 실장이 출마할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윤 장관이 2기 경제팀을 이끌기 시작한 뒤 1기팀과 가장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외환시장 개입을 최대한 줄인 것이었다. 하지만 강 위원장과 최 수석은 강력한 시장개입론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경제 연구소장은 "경제의 선순환이 조금만 비틀거려도 외환정책을 놓고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단 무덤덤… 정책변화 가능성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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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중경 수석 복귀 외환시장 반응은 31일 외환시장은 고환율정책과 시장개입으로 '최틀러'라고 불린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의 복귀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장 초반 1,135원까지 오르며 '최틀러 효과'라는 말이 힘을 얻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며 전일보다 1원20전 오른 1,131원30전에 마감했다. 전일 역외환율도 소폭 상승세에 그쳤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차액선물결제환율(NDF)은 1,132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환율상승은 '최틀러 효과'보다는 대외적인 부분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외환딜러는 "그리스 국채 입찰의 부진으로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환율이 상승했다"고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틀러의 복귀가 향후 정부의 외환시장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과거 최 수석이 가장 신경을 썼던 경상수지가 1월 6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2월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예상보다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팀이 환율하락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개입 전력이 있는 최 수석의 복귀는 환율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지지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최 수석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시장개입에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수석과 기획재정부 차관은 분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자리이고 2기 경제팀의 외환시장 스탠스인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이 일시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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