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스페코 韓中인수 대결
'골리앗'과'다윗'의 대결..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
4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두산과 300억원의 스페코가 한국중공업 인수를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입찰 주가사인 산업은행은 오늘(17일) 입찰 적격자를 선정, 다음달 12일 최종 입찰을 실시한다.
두산은 "술(酒)을 중심으로한 식품기업의 이미지와 사업구조를 기계 및 플랜트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일찌감치 구조조정을 이뤄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이익이 5,750억원에 이르는 등 '실탄'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예정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진 상무는 "주주들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과 실제 기업의 가치에는 많은 차이가 난다"며 무리수를 두지않겠다는 회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두산과 맞대결을 벌이는 스페코는 코스닥등록 기업으로 자본금 75억원, 매출액 300억원대의 전형적인 중소업체. 주사업 영역은 아스팔트 플랜트. 스페코는 대아건설, 메리디안파트너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코 김종섭 회장은 " 한라스페코중공업에 신규출자를 하는 등 기업인수의 노하우가 있다"며 한중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인수자금 확보는 베일에 가려있다.
입찰 후보업체가 정해지면서 관심사는 낙찰가격. 업계는 3,000~3,500억원대에서 매각될 것으로 보고있다. 매각대상 지분 36%의 현재 시장가격은 1,600억원선. 여기에 한중의 경영권 프리미엄(1,500억원대)을 더하면 적당한 가격이 아니냐는게 입찰업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한중과 산업은행은 "현재 증시 상황이 기업의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중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3,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부는 한중의 적정가격을 '최소 5,000억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입찰에서 유찰되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4대기업들이 2차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기업이 보는 가치의 차이를 설명했다.
두 회사는 정부가 생각하는 수준의 인수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면 한중은 10년전 현대와 삼성의 대결에서 나타났던 '운명'(유찰)을 다시한번 맞게된다. 연내 민영화라는 계획은 물건너 가지만 4대기업까지 가세하는 또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한운식기자
입력시간 2000/11/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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