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북, 파주 군사분계선 인근서 총격전] 북한 10월 들어서만 4차례 도발 … 주도권 쥐려 수위 높일 듯

우리 軍 대응태세 확인·남북경색 책임전가 의도도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예고 … 이번주 최대 고비

지난 7일 서해상 교전과 10일 대북전단 관련 고사총 사격에 이어 19일 파주지역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13년 12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북한 경비초소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북한 실세 3인방이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가를 명분으로 전격 방문한 직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으나 현실은 거꾸로다.

7일 남북 함정 간 교전을 시작으로 10일에는 대북전단을 둘러싸고 제한적인 총격전이 벌어졌다. 장성급 이상의 군사 고위당국자들로서는 7년 만에 머리를 맞댄 15일 고위 군사당국자 접촉에서도 남북은 평행선을 달렸다. 급기야 19일 남북은 서부전선에서 총격을 주고받았다.

청와대는 2차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남북대화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상황은 남북한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가운데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이 우리를 떠보려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도발은 무기체계의 열세가 명확한 공중과 해상보다는 주로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 자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北, 왜 연이어 도발하나=이달 들어 북한군의 도발은 모두 네 차례. 7일 서해상 교전과 10일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된 상호 사격전에 이어 18일과 19일에는 철원과 파주 MDL 부근에서 두 차례 도발했다. 남과 북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숱하게 교전을 치러왔으나 근래 들어 이처럼 공식적으로 싸움이 빈발하고 전선의 긴장이 국민들에게 알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관련기사



북한은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확인하는 한편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주도권 쥐려 갈등 수위 높일 듯=북한은 7일 서해상 교전이 우발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남북대화를 원했던 이유에도 북 어선단 보호를 위해 남하한 북한 경비정을 한국 해군이 조준 사격한 데 항의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15일 남북 고위 군사당국자 간 접촉에서 한국의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북측은 대화가 막혀도 다양한 대남 압박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18일과 19일 연이틀 군사적 모험을 강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도발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18일 중동부 전선인 철원지역에서 19일 상황과 비슷하게 MDL 인근으로 병력을 운용하면서도 우리 측 초병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19일에는 경고사격이 나가자 바로 대응사격을 해왔다. 현장 지휘관의 판단을 넘어서는 행동으로 마음먹고 의도적으로 도발 강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도발을 한다면 바다나 하늘보다는 남북 무기체계의 성능이 비슷한 육상 지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가 최대 고비 예상=남북 관계에 낀 먹구름을 당분간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우리 측이 이달 30일로 제안한 2차 고위급회담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약속한 대로 2차 고위급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으나 북한에 대해 약속을 지키라는 압력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명분과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충돌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탈북자단체들이 대규모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25일이 관건이다. 15일 남북 간 비공개접촉 내용을 북한이 공개하며 '남한 측의 거짓말'을 대놓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남북 당국자 간의 신뢰도 역시 크게 떨어진 마당이다. 전방 주요 부대와 함정 등도 대북 경계태세를 높여 우발적 충돌상황이 자칫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