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 과장 "낚시질 문자에 내 돈이…"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액 눈덩이<br>관리 규정 개선 안돼 스팸 포토메일 등 극성<br>올들어 5000억 넘어


회사원 김모씨(35)는 최근 휴대폰에 온 문자를 보기 위해 확인 버튼을 눌렀다. 지인이 보낸 것으로 생각했지만 엉뚱하게도 여성의 사진이 떴다. 김씨는 황급히 종료 버튼을 눌렀지만 이미 2,300원이 결제된 후였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소액결제에 따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휴대폰으로 온 스팸성 메시지를 확인하려다 이용료가 부과되는 등 휴대폰 소액결제에 따른 피해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휴대폰 소액결제시장 규모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0%가량 성장한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해와 비교해 이렇다 할 관리감독 규정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 규모(전체 결제금액의 2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스팸 포토메일의 경우 신용카드 등과 달리 사전 거래인증 절차가 없어 접속만 해도 이용료가 부과된다. 또 여러 대의 휴대폰을 개설해 결제금액을 다른 휴대폰에서 대납하는 이른바 '휴대폰 돌려 막기'도 할 수 있어 연체가 발생할 경우 사회적 신용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휴대폰 소액결제기능을 이용한 불법 대출, 이른바 '휴대폰깡'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실제 지난 10월에는 휴대폰으로 스팸문자를 보내 50억원을 챙긴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3,000원 이하 소액은 확인버튼만 눌러도 결제가 되는 시스템을 악용해 무려 160만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또 금융감독원은 같은 달 '휴대폰깡' 등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38개사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휴대폰 결제가 지급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관리ㆍ감독을 하지 못하는 것은 휴대폰 결제가 금융관련 법령이 아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법 개정을 통한 관리ㆍ감독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소액결제 월간 한도 제한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거래 인증제 도입 ▦신용정보 제공 동의절차 준수 ▦채권추심 적법성 감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신용결제시스템을 악용하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에 대한 관리ㆍ감독부터 강화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없앨 수 있다"며 "법 개정을 포함해 주무 부처들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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