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저가 쇼핑명소" 관광객 북적 국내 생산·물류 거점 떠올라

■ 젠한국 오창공장 가보니… <BR>최첨단 설비 도입으로 불량률 2∼3%대 불과<BR>물량 공급 시간 짧아져 내수시장 경쟁력 '쑥쑥'

젠한국 오창공장 근로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전사지를 붙여 도자기에 무늬를 입히고 있다. /사진제공=젠한국

지난 26일 생활도자기업체인 젠한국의 충북 오창공장.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섭씨 1,380도에 이르는 1차 소성로(불가마)에서 내뿜는 열기로 숨이 턱 막혔다. 이 곳은 지난해 9월 대지면적 6,794㎡(약 2,000평)에 4층 규모로 지어져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젠한국의 첫 국내 생산기지다. 홍성대 오창공장장은 "최첨단 설비를 도입한 덕분에 젠한국 공장의 불량률은 2~3%대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기온과 습도에 맞게 소성로를 적절한 온도로 맞추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소성(가마에서 굽기)을 마친 후 전사지를 붙여 무늬를 입히는 작업은 3층에서 이뤄진다. 이 곳은 김성수 회장의 부인이자 한국도자기에서 디자인실장을 역임했던 이현자 사장이 직접 지휘하는 디자인연구소와 바로 연결돼 있다. 디자인연구소와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오창공장은 급작스런 주문 쇄도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젠한국은 또 오창공장 준공으로 혼수 시즌이 끝난 6월 이후에도 특판 영업 비중을 높일 수 있게 돼 비수기 때의 매출정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도 청와대 행사를 위해 특별 주문된 도자기 생산을 마치고 마무리 배송작업이 한창이었다. 김은진 대리는 "기존에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기까지 물류기간만 15일 이상이 걸렸다"며 "하지만 오창공장 덕분에 생산ㆍ물류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아져 수요에 대한 대처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오창공장은 물류 및 판매기지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국 5군데로 흩어져있던 물류창고를 통합한 물류센터를 공장 안에 마련, 보다 체계적인 재고 및 배송관리가 가능해진 것. 공장 1층에 660㎡(약 200평)로 꾸며진 팩토리스토어는 도자기를 싸게 살 수 있는 쇼핑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젠한국의 국내 거점 확보로 올해 도자기 내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외 유명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수출에 주력했던 젠한국은 2009년부터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해가며 국내시장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젠한국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700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이중 내수에서만 2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원활해진 물량 공급을 바탕으로 백화점, 직영점, 대리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40여곳으로 확대해 20~30%가량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김용태 부사장은 "도자기시장은 행남자기, 한국도자기 등 국내업체와 저가 중국산, 고가 수입브랜드가 3등분을 하고 있다"며 "해외 수출을 지향하면서도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내수시장에서도 파이를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한국도자기는 전년보다 3.4% 증가한 51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사상 처음으로 영업적자(44억원)를 기록했고, 행남자기는 매출 467억원, 영업이익 6억여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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