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홈스쿨 길라잡이] ③ 따라읽기와 따져읽기

대화하며 읽게하자




“우리 아이는 책을 많이 읽는데 왜 국어를 못하는 걸까요?” “초등학생 때는 책을 많이 읽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책과 관련해서 엄마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이 엄마들의 말처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세계와 사람에 대한 경험이 넓어지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도와 주어야 한다. 그런데 왜 독서를 많이 하는데 국어성적은 오르지 않는 걸까? 독서가 정말 국어를 잘하게 하는 바탕이 되는 걸까? 진정한 의미의 국어학습은 사고력 향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국어 과목은 우리 말을 다루는 과목이고, 읽고 이해하는 것이 기본으로 이뤄진다. 독서도 마찬가지로 읽고 이해하는 활동을 한다. 이런 상관성 때문에 많은 부모들은 책을 많이 읽으면 절로 국어 공부도 잘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책을 ‘제대로, 잘’ 읽어 사고력이 향상되었을 때 해당된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 해도 건성으로, 무작정 읽는다면 별 효과가 없다. 평소 책은 많이 읽는데 별 효과가 없다면, 아이가 어떤 책을 읽는가부터 어떻게 책을 읽는지 한번쯤 살펴보자. 그리고 혹시 아이에게 책을 던져주고 막연히 ‘읽어라’ 라고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독서는 경험과 사고를 확장시키는 활동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 뇌는 자극받고 반응하면서 사고의 깊이와 폭을 확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책을 읽을 때 단순히 내용을 따라가며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따라읽기’가 아니라 여러 맥락에서 판단해 볼 수 있는 질문을 스스로 제기해 보고 책에서 그 답을 찾아나가는 ‘따져읽기’를 할 때 가능하다. ‘따져읽기’는 책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작가와 대화하며 읽는 방법을 말한다. ‘이게 무슨 뜻이지? 글쓴이는 왜 주인공에게 이런 일을 하게 하지? 주인공의 심정은 어떨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등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따져읽기를 하면 보다 깊이 있는 책읽기가 가능해진다. 이처럼 따져읽기는 한 권의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중요한 태도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련된 다른 책을 스스로 찾아 읽게 하는 커다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소재로 한 어떤 책을 읽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의 책을 찾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나무가 자라는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나무가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를 보면 알 수 있다든지 같은 정보와 상식을 지식책을 통해 풀 수 있다. 따져읽기가 습관으로 자리잡은 아이는 이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같은 소재를 다룬 다양한 영역의 책을 찾아 읽는다. 예를 들면, 나무를 심어 황무지를 새롭게 생명의 땅으로 가꾼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사물과 인간의 교감, 아이의 심리적 성장을 다룬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등 책읽기의 항해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책들은 지식책과 달리 같은 소재를 달리 활용하여 또다른 감동을 주는 경우로, 책을 통해 감동을 맛보고 대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파악하게 한다. 또한 꼭 같은 소재가 아니더라도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책을 찾아 읽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이다음 아이가 성장했을 때 필요한 정보를 찾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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