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29일]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지금 주식을 사면 마음이 편할까요. 바닥이 완벽히 확인될 때까지 기다렸다 주식을 사도 늦지 않습니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 중견 애널리스트는 지금 주식을 사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시장여건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서둘러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기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혹시나 지금 주식을 사는 것이 마지막 열차에 타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개인은 지수상승에 올인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은 이날까지 도합 13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28일에는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상황에서도 2,5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13거래일 동안 사들인 물량만 자그마치 2조3,000억원으로 투신이 토해 놓은 물량은 죄다 거둬들였다. 주가가 오르면 추가 상승을 예상했고 주가가 떨어지면 반등을 기대했다. 여기엔 펀드환매 자금도 있고 한달치 급여도 있다. 개인이 주식시장으로 귀환하는 것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반 토막 펀드로 온몸에 멍이 들었고 이런 결과를 가져온 펀드매니저나 펀드 판매회사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나 혼자 엉거주춤하는 사이 먼저 시장에 뛰어든 직장동료가 지수상승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인지상정일 뿐이다. 냉철함이 필요한 주식투자에서는 불필요하다. 주가가 28일 큰 폭으로 떨어지자 주위에서는 “한강이 또 붐비겠군”이라는 객쩍은 농담이 돌아다녔다. 웃자고 한 소리이겠지만 증시가 다시 하락국면으로 들어서자 농담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바닥을 확인한 후 주식을 사라”고 권했던 애널리스트는 이런 얘기도 들려줬다. “마음 편하게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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