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베르디의 ‘비올레타’가 다시 살아난듯…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독창회 26일 예술의 전당서


지난 94년 11월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 왕립 오페라극장. 40여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게오르그 솔티의 지휘로 ‘라 트라비아타’의 마지막 리허설이 진행중이다. 솔티는 비올레타로 출연한 스물여덟의 안젤라 게오르규의 종막 아리아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마에스트로 솔티는 “그녀는 음악 속에 완전히 빠져서 음악과 하나가 됐다. 오랫동안 연주해 왔지만 이렇게 감격적인 순간을 맞은 적이 없다”며 극찬했다. 흰 드레스에 동백꽃을 달고 무대에 선 그녀는 가수가 아니라 비올레타 그 자신이었다. 루마니아의 시골 아주드에서 오페라 가수를 꿈꾸던 소녀 안젤라는 이 작품을 계기로 세계 성악계의 일약 신데렐라로 부상한다. 그 후 그녀는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와 빈 슈타트오퍼 등을 휩쓸며 최고의 비올레타와 미미(라 보엠의 주인공)로 평가 받고 있다. 21세기의 세계적인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가 3년 만에 내한 콘서트를 갖는다. 지난번에는 월드컵 축하공연을 위해 남편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함께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는 솔로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탈리아 오페라에 잘 어울리는 전형적인 리릭 소프라노로 베르디가 비올레타에 대해 남긴 메모처럼 ‘젊고 우아한 외모 그리고 정열적인 노래’ 둘 다를 갖고 있다. 거기에다 어려운 대목도 소화하기에 충분한 섬세하고 감성적인 음성과 넓은 음폭으로 마리아 칼라스에 버금갈 만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헨델의 대표 아리아인 ‘울게 하소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에서 ‘어느 개인날’ 비제의 카르멘 중에서 ‘하바네라’ 잔니 스키키 중에서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푸치니의 오페라 ‘제비’ 중 ‘도렛 타의 꿈’ 등 관객들에게 친숙한 곡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게오르규는 절대로 쉽게 노래하는 법이 없고 탈진할 정도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한다. 그걸 알아채는 청중들은 머리끝이 쭈뼛해지는 감동을 느낀다. 그 음색에는 어둡게 빛나는 탄력이 있으며 고음으로 갈수록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그 순간 차갑게 보이던 게오르규의 이미지는 범접하기 힘든 여왕의 카리스마로 변모하며 우리를 전율시키고 그녀의 팬으로 만들어버린다.” 음악칼럼니스트 유형종씨의 평가다. 이번 연주는 지난 8월 장한나와 베를린 필하모닉 신포니에타를 지휘했던 루마니아 출신 지휘자 이온 마린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11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18-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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