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깜짝쇼'는 이제 그만

송영규 증권부 기자

[기자의 눈] '깜짝쇼'는 이제 그만 송영규 증권부 기자 송영규 증권부 기자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원….차라리 도박을 하는 게 낮지 로또하고 다를 게 뭐 있나요.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제 그만 좀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한 채권 딜러의 말이다.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추가인하 결정은 이번에도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놓고 통화당국이 ‘깜짝 쇼’에 맛들인 것 아니냐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외신들도 일제히 ‘일관성 없는 금리정책’ ‘신뢰성 상실’ 등 거친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아예 ‘앞으로는 한국은행이 코멘트하는 것을 거꾸로 해석하면 된다’라는 조소도 나오고 있다. 사실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무시하지 않았다. 이번주 초 한때 채권가격이 급등하면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통화당국의 입장을 봤을 때 이 같은 전망은 말 그대로 ‘설마’ 수준이었을 뿐이다. 현재의 상황이 (금리동결을 결정했던) 지난 한달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는 환율시장이 출렁거린 것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내수는 여전히 어렵고 수입이 줄어든 서민들에게 물가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한은의 콜금리인하가 잘한 것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전문가마다 판단도 다르다. 효과가 드러나기까지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두 공통되게 지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제 금리정책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신뢰는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금융에 있어서 신뢰는 생명 그 자체다. 국민들이, 시장이, 투자자가 통화당국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고 실제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깜짝 쇼는 항상 쇼로 끝난다. ‘깜짝 쇼’를 즐겨 했던 전직 대통령은 결국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혔다. 그렇지 않아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놀랄 일뿐인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깜짝 쇼는 그만하자. skong@sed.co.kr 입력시간 : 2004-11-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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