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바둑을 즐기는 자

제10보(125∼150)



흑25는 그 방면의 백대마 전체를 위협해본 수순이다. 콩지에는 백26으로, 계속해서 백30으로 안전을 확인, 또 확인했다. "백30을 게을리했다간 대번에 역전입니다."(김만수) 참고도의 백1로 차단한다면 흑2 이하 10으로 흑의 역전승이 될 것이다. 사이버오로의 박주성기자는 이 바둑을 취재하기 위해 도쿄를 다녀왔는데 콩지에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 인터뷰의 일부를 여기 소개한다. "최근 1년간 경이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물이 모이면 도랑을 이룬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모든 조건이 성숙한 것이지요. 나는 그 동안 수없이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의감 비슷한 생각도 들었지요. 그런데 찬찬히 생각해보니까 원인이 있더라구요. 우선 시간분배에 문제가 있었어요. 포석 시기에는 되도록 시간을 아꼈다가 결정적인 고비때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또 하나는 심리적인 평정심입니다. 지금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상태입니다. 이창호나 이세돌, 창하오, 구리 등과 만나도 언제나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는데 그것이 심리적 안정을 주고 있습니다." "프로기사로서 가장 큰 목표는?" "우승과 상금은 목적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바둑 한판마다 나는 유쾌함을 추구합니다. 좋은 바둑을 두었을 때의 기쁨, 아름다운 수순을 창조하는 것은 정말 유쾌한 일이지요.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함께 느끼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백36이 놓이자 좌상귀의 임자가 바뀌었다. 집의 균형은 오래 전에 무너진 바둑이다. 이세돌은 흑37로 이으면서 백대마 전체를 위협했는데…. "백대마더러 후수로 살라고 강요하는 것이지요. 백이 고분고분 살면 아마 돌을 던질 겁니다."(윤현석) "이기는 바둑을 두겠다고 공언한 터여서 돌을 던지기가 어려울 겁니다. 어쩌면 계가까지 갈는지도 몰라요."(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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