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연금 펀드로 인한 손실폭이 당초 예상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자동차 업체들이 추정한 연금 손실은 향후 늘어나게 될 연금 혜택을 고려하지 않아 실제보다 400억달러 적게 집계됐을 것이라는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전미자동차 노조와 향후 4년간의 근로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 연금 혜택증가율이 연 임금상승 평균치인 3.5%가량만 된다 해도 제너럴 모터스(GM), 포드의 연금 부담은 각각 220억달러, 90억달러씩 늘어날 전망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퇴직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이 당초 예상보다 55억달러가 늘어나게 된다.
골드만 삭스는 이미 많은 연금부담으로 허리가 휜 항공사들과 철강, 텔레콤 업체들의 연금 지급액 증가율이 연간 4%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자동차 업체들의 연금 부담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의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 게리 래피더스는 “이 같은 연금 부담 증가를 투자자들이 인식하게 되면 해당 업체들의 주가는 적정가치에서 20~70%가량 평가 절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93억 달러의 연금 손실을 기록한 GM은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보고서에 대해 “선정적이고 편파적인 것”이라며 반발했다. GM측은 “은행들의 산출방식은 과장됐다”며 “퇴직자들의 연금 지급액증가율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