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허용앞두고 직원에게 할당.고금리 덤핑까지오는 3월 전 시중은행의 주택청약예금 시판을 앞두고 은행권간 과당경쟁이 일어날 조짐이다. 일부 은행이 직원들에게 예금유치를 위해 할당을 내려보내는가 하면 지나친 고금리를 내세우며 덤핑경쟁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들이 청약예금과 부금 시판을 한달여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예금섭외 경쟁에 들어섰다.
H은행의 한 지점 관계자는 『본점으로부터 계장급 이하 직원은 1인당 100구좌씩, 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배 이상의 청약예금 물량을 확보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 직원들은 벌써부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친인척 등에게 청약예금을 자신의 은행으로 옮기도록 권유하느라 부산하다.
이 관계자는 또 금리도 현재 주택은행이 제시하는 청약예금 금리보다 최고 2%포인트 높은 9%까지도 이자지급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받았다고 전해, 은행권의 주택청약예금 섭외경쟁이 과당출혈로 번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S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청약예부금은 원가 베이스가 아니라 시장경쟁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손해가 나더라도 일단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가 결정되는 대로 물량확보 지시가 내려올 것』이라며 『일반 직원은 최소한 100좌 이상은 가입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도 예금을 유치하려고 하자 수성하는 입장인 주택은행도 대책을 강구 중이다. 주택은행 역시 아직 금리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에 따라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다른 은행 수준으로는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며 『다만 기존 고객에게도 이를 적용해야 되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은행은 현재 예부금을 합해 약 4조원의 수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1%포인트만 올려도 1년에 4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상품 허용이나 새로운 업무가 시작될 때마다 섭외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라면서도 『제 살 깎아먹기식 고금리 덤핑경쟁으로 점유율 높이기에만 나설 경우 역마진에 따른 은행 부실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