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신탁 이탈 "끝이 안보인다"

은행신탁 이탈 "끝이 안보인다"부실債 영향 신뢰잃어…자금공급기능 상실 은행신탁 수탁액의 속절없는 「추락」 행진이 멈춰지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22조원이 감소한 은행신탁은 하반기들어서도 7월 한달 동안 4조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갔다. 이같은 추세라면 신탁상품에서 연말까지 20조~30조원의 자금이 더 이탈해 그동안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수요자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은행신탁은 자금공급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은행권의 총 수탁액은 92조325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3조8,558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이후에도 시중은행의 거액 단위형 펀드가 속속 만기도래해 지난주 말까지 수탁액 감소액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별로 보면 한빛·조흥은행의 수탁액이 대폭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적게는 1,000억원대에서 많게는 6,000억원대까지의 수탁액 감소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수탁액 감소세는 올들어 꾸준히 계속됐다. 상반기 말 현재 총 수탁액이 95조8,883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1조9,671억원이 감소, 매월 평균 3조6,000억원씩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정부는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은행에 단기신탁을 허용했지만 이 역시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신탁으로의 신규유입 자금이 미미한데다 이를 감안해도 오히려 상반기에 비해 자금이탈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이같은 은행신탁의 위축은 단위형 신탁 등에 편입된 부실채권이 배당률 하락으로 이어져 고객들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특별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수탁액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위형 펀드의 만기도래분과 개발신탁 등 이미 폐지된 상품의 잔존만기 등을 고려할 때 8월부터 신탁계정에서 추가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연말까지 20조~30조원에 달한다. 심각한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은행신탁은 자금시장에서 제역할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장에서 회사채와 CP의 최대 수요자로 공급기능에 충실하던 은행신탁은 올들어 환매자금을 확보하느라 끊임없이 유가증권을 내다파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7/30 19:1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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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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