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핵 6자회담 재개 '청신호'

북·미 베를린서 극비회동

북핵 6자 회담 재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2단계 6자 회담이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끝난 상황에서 ‘핵심 당사국’이라 할 북ㆍ미 양국이 독일 베를린에서 극비회동을 하고 있는 사실이 17일 알려졌다. 양측이 직접 얼굴을 맞댄 것 자체가 일단 긍정적이며 베를린이란 ‘제3의 장소’ 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북 미사일 등 현안을 다룬 협상이 진행됐던 곳에서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은 만남은 양측의 협상타결의 의자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이번 북ㆍ미 회동에 대해 “9ㆍ19 공동성명 초기단계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대한 합의의 바탕이 이번 회동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며 “차기 북핵 6자 회담에서 손에 잡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바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 5일 한ㆍ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번 북ㆍ미 회동을 ‘회기간(間) 회동’으로 이끌어 나가자고 협의한 바 있다”고 소개하며 “이번 북ㆍ미 회동에서는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베를린 회동에서 북한은 초기 이행조치와 상응 조치를 묶은 미측의 ‘패키지 딜’ 제안에 대한 입장을 가지고 나왔을 것이냐는 질문에 “베이징 회담 당시 북한 대표단은 현지에서 결정하기에는 어려워 제안을 본국에 돌아가 협의하고 결과를 (베를린으로) 가져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일부 북한 합법 계좌가 해제될 것이란 보도에 대해 송 장관은 “북ㆍ미 금융 전문가들이 22일 시작하는 주에 다시 만나기로 잠정 합의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송 장관은 또 BDA와 핵 폐기 논의의 연계성과 관련해서도 “금융문제와 9ㆍ19공동성명 이행문제는 별도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베를린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베를린 회동은 북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폐기 논의의 전제로 ‘선(先) BDA 문제 해결’을 고집한 북측이 조금씩 유연성을 보이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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