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물연대 총파업 안될 말

총파업에 따른 물류대란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가 또 전면적인 물류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난 5월 운송파업이후 이뤄진 노정합의 이행에 대해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는 19일까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20일 전면적인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태다.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화물연대측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구사항의 관철을 위해 또다시 국가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는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난 5월 노정합의에서 정부가 단기간에 수용하기 어려운 사항들까지 임기응변식을 약속을 했다는 점에서 정부측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두 11개항의 노정합의중에서 경유세 정부보조 확대, 고속도로 통행료 야간 할인시간 확대 등 일부 합의사항은 이미 시행에 옮겨졌지만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거나 이해관계자간의 조정이 필요한 합의 사항들의 경우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간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다단계 주선업 개선, 지입차에 대한 산재보험적용 문제 등은 법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시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간을 갖고 풀어나가야 한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화주 주선업자 그리고 운송업자등 여러 이해당사자간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운송연대측의 요구를 수용한 정부는 일단의 책임을 면키 어렵다. 그렇더라도 운송연대측이 또다시 경제를 마비시킬수 있는 총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요구사항을 단기간에 관철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운송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운송서비스의 공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운송서비스의 지나친 공급과잉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현재 운송업계가 당연하고 있는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번 총파업으로 오랫동안 지속돼 온 운송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드러났고 뒤이은 노정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 정부는 합의사항이 이른 시일 안에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화물연대측도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총파업과 같은 물리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가 무너지면 운송업계는 물론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관련기사



우승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