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동양이 지난 2일 코스피200지수에서 빠지자 국내 대표 벤치마크지수로서의 코스피200지수에 대한 신뢰성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올 들어 STX그룹이 휘청대면서 6월11일 STX팬오션이 코스피200지수에서 빠졌고 8월19일에는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2일에는 STX가 코스피200지수에서 퇴출됐다. 연초 코스피200지수에서 빠진 일성신약ㆍ알앤엘바이오ㆍ전북은행 등을 합치면 올 들어서만 7개 종목이 바뀐 셈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이 수시로 바뀌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과 변경 기준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산운용사 인덱스 펀드매니저는 "코스피200지수를 갑작스럽게 변경하면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부도 위험이 있는 종목 편입으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구성 종목을 변경할 때 어떤 종목은 이슈가 발생하고 하루 있다가 반영시키고 어떤 종목은 바로 반영시키는 식으로 지수가 변경되는 시기가 다른 경우도 있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펀드매니저 역시 "웬만하면 갑작스럽게 구성 종목이 바뀌는 것은 좋지 않다"며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기본적인 기준이지만 액면분할ㆍ법정관리 등 변수가 너무 많아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200지수 종목은 업종 대표성, 시가총액, 주식 유동성 등을 검토해 선정되기는 하지만 기업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까지 고려해 편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 STXㆍ동양 그룹 종목처럼 논란의 불씨를 안을 수 있다.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잠재적으로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기업이라 해도 업종 대표종목이라는 이유로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스피200종목이라는 타이틀만 믿고 유동성이 취약한 종목을 매매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종 대표주라는 이유로 시가 총액이 작지만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시가 총액이 작은 종목은 유동성 위기가 터지면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측은 코스피200지수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대표 종목이라는 상징성이 부여되기는 하지만 코스피200지수 종목 모두가 우량한 종목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추길호 정보사업부 인덱스팀장은 "애초에 코스피200지수에 들어가는 종목들은 우량한 종목들만 선정되는 게 아니고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을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판단한다"며 "코스피200지수 종목 모두를 우량한 기업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