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경고사격에도 불구, 우리측 어선 황만호(3.96t)가 월북할 당시 육군과 해군, 해경이 유기적으로 통합작전을 펼치지 못해 월북을 저지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 정한열(육군대령) 검열과장은 15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어선월북과 관련한 군당국의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육군과 해군, 해경의 통합작전체제가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황만호의 북상을 추적하던 육ㆍ해군 레이더기지간에 상호 추적 감시와 인수인계 등 긴밀한 정보교환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은 육군 해안경계부대 사단장과 대대장, 해군 1함대사령부 사령관, 전탐감시대장을 문책키로 했다.
육군 사단장ㆍ대대장, 해군 1함대사령관 문책 그러나 해안경계부대 소초장은 황만호의 월북을 저지하려고 모든 가용 전력을 동원해 즉각 대응한 것으로 드러나 포상키로 했다.
군은 해군 고속정이 강원 거진항에 위치해 접적해역으로 신속히 기동해 임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판단, 저진항 일대에 고속단정을 배치.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육군과 해군, 해경간 단일지휘체제 수립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대통령훈령 28호'의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군은 13일 오후 1시 25분께 속초 레이더망에 최초로 포착된 황만호를 일반 어선으로 판단하고 추적하다가 5분뒤 거진 레이더기지에 임무를 인계했으며 같은 시각 해경정은 어선으로 확인된다는 무전을 거진 레이더기지에 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거진 육군 레이더기지와 저진 해군 레이더기지는 황만호를 각각 관심 표적으로 감시를 했지만 상호 정보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어선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2마일 지점에 설정된 어로한계선을 넘어 북상한 3시 42분부터 4시까지 18분간 경고사격을 가했으며, 육군은 3시 50분께서야 해군 1함대에 고속정 출동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4시 4분께 어선이 군사분계선(MDL) 연장선을 통과해 월북하는 과정에서 군과 해경간 작전협조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어선이 월북하기 3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대공포사격 훈련이 예정돼 고속정 2척과 해경 경비정 2척이 각각 거진항과 거진항 동방 해상으로 남하해 당시 거진항북쪽 수역에는 어선을 통제할 만한 전력이 전혀 없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정한열 검열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해경은 항해금지구역, 어로한계선 진입 통제가 미흡했고 해군은 어로한계선, NLL 월선 차단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