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채, 수요 느는데 발행은 줄여"… 3년물 거래없이 호가만 올라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들이 딜링룸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국고채 3년물 등의 주요 채권들의 거래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의 지표금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채권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고채 3년물의 지표금리가 변경된 7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이 극심한 수급 불균형 때문에 호가만 오를 뿐 거래가 실종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국고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행 물량을 줄인 것이 상황을 꼬이게 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국채 3년물의 지표채권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급의 균형이 깨졌다. 정부는 국고채 3년물의 지표채권을 앞서의 ‘10-2호’에서 최근물인 ‘10-6호’로 바꾸면서 발행물량을 4,000억원만 내놓았다. 이는 지난 2월 ‘10-2호’가 지표채권이 될 때 발행된 1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채가 상반기에 예상보다 많이 발행되면서 하반기들어 물량을 크게 줄인 결과다. 반면 이번 지표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급증했다. 최근들어 외국인들의 채권 쓸어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국채전문딜러(PD)들도 전날 입찰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일 입찰에서 수익률이 3.04%를 기록, 앞서의 사상최저치(3.05%)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날의 강세도 예고했다. 이달부터 호가제도도 변경된다는 점에서 호가를 일정하게 내야 하는 PD들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매수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정물량을 쥐고 있어야 하기 대문이다. 때문에 물량이 잠겨 거래가 뚝 끊긴 것이다. 증권사 한 딜러는 “국고채 3년물은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호가만 올랐다며 “오늘 나온 3년물에 대해 가수요가 생긴 상황에서 매물은 나오지 않으니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시장에서 국채 3년물의 매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지표채권인 3년물에 대해 매수가 집중됐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1월 국채를 총 1조281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중에서 3년물은 1조8,208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른 물량을 팔고서 3년물에 대해 집중한 것이다. 앞서 지표채권인 ‘10-2호’은 6조3,000억원 가량 발행됐는데 이중 외국인이 절반에 가까운 3조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의 보유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에 따라 최근 국내 기관들도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채권시장의 오버슈팅(과열)을 경계하는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버슈팅보다는 국고 3년물의 물량 부족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발언에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당국의 대응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사자’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오는 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다시 동결 결정이 날 것으로 거의 확실해지면서 채권시장으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채 3년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통물량이 없고 정부의 발행조절도 잘 안됐다”며 “수급구조상 3년물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고채 3년물의 단기급락하면서 장단기물간에 스프레드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상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채의 발행물량이 늘어나고 기관들의 매수세가 진정될 경우 채권 수익률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임원은 “최근 채권 강세는 기본적으로 수요가 너무 많지만 그래도 오늘 변동폭은 너무 컸다”며 “조만간 장단기물의 균형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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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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