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전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로부터 경영 컨설팅을 받는 등 긴급자금을 수혈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일 출범한 미국의 '뉴GM'에 편입되기 했지만 꼭 한달이 지난 지금도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는 여전하다. 쌍용차 사태로 소강 국면을 보였던 GM대우의 유동성 지원을 둘러싼 GM과 정부 간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최근 맥킨지로부터 경영 전반에 관한 컨설팅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설팅 내용은 주로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GM대우의 역할과 향후 비전, 성장 가능성 등에 관한 것"이라며 "이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GM유럽 출신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을 선임하는 등 경영진을 재편한 GM대우가 컨설팅 결과를 공개하면서 조만간 산업은행의 지원을 재차 요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해 말부터 자금 압박에 시달려온 GM대우는 마이클 그리말디 전 사장이 지난 4월 "2ㆍ4분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산은 지원이 시급하다"고 언급하는 등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올 상반기 상당수 라인의 조업을 크게 줄이는 한편 직원 임금까지 동결하며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 상황은 여전하다. 그러나 GM대우의 현 상황과 컨설팅 결과만으로 이 회사가 산은으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GM이 "GM대우 지분 일부를 양도하고 GM대우가 지속적으로 GM의 신차 개발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산은 측의 조건을 GM이 여전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뉴GM에서 GM대우의 역할이 '한시적'일 것이라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눈치다. GM이 소형차 생산을 위해 공을 들인 중국과 브라질ㆍ우즈베키스탄 등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GM대우는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G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분석해보면 GM 입장에서 GM대우의 자산가치는 길어야 2년 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산은 역시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GM이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최종적으로 'GM대우의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GM대우의 인력은 1만7,000여명에 달해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경우 쌍용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파장이 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쌍용차 사태에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한 것은 GM대우를 염두에 뒀기 때문일 수 있다"며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GM이 인력감축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