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고로(高爐.용광로) 사업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대부분의 현대차 그룹주들이 22일 증시에서 하락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고로건설을 위한 증자 외에 추가로 비용을 부담할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고로 추진은 2∼3년 이상이 걸리는 사업인 데다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강판 확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오히려 저점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현대차 그룹들 주가 하락
이날 증시에서는 오후 1시18분 현재 현대차[005380]가 전날보다 4.16%가 떨어진5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종목은 지난 20일 4.54%, 21일 2.64%에 이어 사흘째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도 전날보다 3.74%가 떨어진 5만4천400원에 매매되고 있으며기아차[000270]도 0.93%가 내렸다.
INI스틸[004020]은 전날보다 0.42%가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고로사업에 진출할 경우 경쟁사가 되는 POSCO[005490]는 전날보다0.91%가 떨어진 16만3천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종목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차그룹 주식의 하락은 고로사업 진출에 따른 계열사들의 비용부담이 적지않은 데다 또다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의 3.4분기 실적이 예상수준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채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에 외국인들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때문에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번 고로사업 진출과 관련해서도 같은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주가에 악재인가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그룹의 고로건설 추진은 주가에 큰 악재가 되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건설추진에 2∼3년이나 걸리는 데다 장기적으로 현대차가 품질좋은 강판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양기인 애널리스트도 "현대차그룹이 고로 신설을 추진하더라도 2∼3년후에나 가능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관련기업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경중.박은경 애널리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궁극적으로는 고로 사업에 진출하겠지만 이는 당장이 아닌 장기적 과제"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고로 건설과 완전 가동까지 최소 3년 이상이 걸리므로 3년 후 수요를 내다봐야하는 어려운 결정"라면서 "투자 규모도 2조원 이상이나 되는 사안이어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주식의 하락은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임채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현대차 계열사들은 자금부담을 안아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로사업에서 수익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차는 POSCO로부터 조달하는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강판을 확보할 수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현대차의 4.4분기 실적은 신차효과가 반영되면서 3.4분기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최근 현대차의 주가하락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