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와 노조위원장 그리고 사장을 지낸 최문순(53ㆍ사진) 민주당 의원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짚어 달라'는 주문에 이 같이 강조했다. 최 의원은 1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친근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다. 최 의원은 80년대 초 기자로 MBC에 입사한 후 민주화 운동 시기를 관통하며 해직과 복직 그리고 노조위원장을 지낸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또 산별 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MBC 사장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으로 인해 최 의원은 18대 국회 들어 여야가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미디어 관련법과 YTNㆍKBS 그리고 최근 신경민 앵커 교체 등에 따른 MBC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의 이른바 '언론투쟁'에서 그는 언제나 맨 앞에 자리했다. ◇현실과 괴리감 큰 정치…"'쇼'만 해선 안돼"=최 의원은 "정치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 문을 열었다. 그는 "여당은 숫자를 믿고 오만함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야당은 패배의식에 젖어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도 주도권은 여당에 있는 만큼 100이면 100을 다 가지고자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국회가 사회 갈등과 모순을 푸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정치는 그런 시스템이 없이 잠깐의 '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치의 귀족화ㆍ권력화에 우려를 표명한 그는 현 정부는 물론 정치권 모두가 "국민을 계몽의 대상 또는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지 말고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장악, 권력 건강성 해치는 행위"=공정방송ㆍ공정언론을 위한 투쟁에 나선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최 의원은 "언론의 정치ㆍ경제적 독립을 지키는 주체는 최종적으로 언론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권력이 언론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지 않는 것이 결국 자기들 권력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규탄하면서 "87년 이후 20여년간의 노력으로 지켜온 언론의 독립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듯 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공적소유 구조를 가지고 있는 언론을 권력이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현 정권의 언론 장악 기저에 이명박 대통령의 이데올로기 중심적 사고가 자리하고 있다고 봤다. 국민들이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모습을 보고 표를 줬지만,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한 촛불집회 등으로 인해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에서 벗어나 하위개념이 돼 버린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버렸다는 것이다 ◇영상의 근본은 문자산업…문화의 '기초'=이외에도 최 의원은 연예계와 스포츠 분야 종사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언급한 뒤 "완전한 시장주의가 실현된 곳이 이들 분야"라며 "그런 이유로 장자연 사태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노조를 통해 이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단체교섭으로 권익 향상을 기하도록 하고 있다"며 최근 프로야구 선수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영화 '해리포터'나 드라마 '대장금' 등 모두 소설과 대본이라는 문자산업에 기초한다"며 "일각에서는 사양산업이라고 하나 결코 아니다. 문자산업과 같은 문화의 기초를 탄탄히 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