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이달 들어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가 예사롭지 않다.
기관과 개인의 매물 흡수로 주가는 1,0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외국인의매도가 장기화할 경우 수급 악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증시의 조정을 부를 수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1시30분 현재 1천177억원을 순매도하며7일째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전체 순매도 규모는 7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수가1,000선(종가 기준)을 돌파한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엔 순매수했지만 이후 계속 팔아치우는데 급급하고 있다. 1,000선 돌파를 비중축소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매도 기간에 LG전자를 2천277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 현대차(1천505억원), 삼성전자(1천346억원), 포스코(948억원) 등을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이에따라 증시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그동안의 매수를 접고 이익실현에 나섬으로써 매도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수 1,000선 돌파의 주역인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될 경우 증시는 수급 기반 악화로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적립식 펀드도 돈이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국내 기관이나개인의 매수 기반이 아직은 튼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추세화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환율 문제가 부각됐지만 외국인들이 등을 돌릴만한 악재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는 시점인데다 대표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셀 코리아'를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이 대만에서는 매수에 나선 반면 한국에서는 팔고 있다"면서 "이는 주가가 1,000선을 넘으면서 포스코 등 대표기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오르자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환율 불안을 제외하면 외국인의 매도를 부를 만한 특별한 악재도 없어 외국인의 '팔자'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오는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관망하면서 부분적으로 이익 실현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지난달 한국과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의신흥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경우 신흥시장 투자를 줄이고 미국내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외국인 매매의 방향성은 이달 하순에나 확실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