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MP3플레이어 종주국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 2003년부터 2년간 엄청난 호황을 누렸지만 2005년부터는 애플의 공세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해는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부정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이런 비관적인 견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MP3P가 휴대폰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견해다. 컨버전스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는 해도 MP3P를 대체할 기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휴대폰이나 PMP 등에 MP3P 기능이 있지만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 휴대폰에 디지털카메라 기능이 있지만 따로 디카를 구매하듯이 MP3P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컨버전스기기가 개별 제품의 성능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MP3P산업이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자주 나온다. 이는 어불성설이다. 물론 한창 때만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세계 MP3P시장이 오는 2008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연간 판매량이 1억7,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최초구매자가 감소하는 시장 성숙 단계지만 올해에만도 200만대의 수요를 바탕으로 4,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재구매와 업그레이드 등 구매 경향이 바뀐 것일 뿐 내리막길이라고 볼 수는 없다.
MP3P시장에서 애플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전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엄연히 나머지 반은 애플 이외의 기업들의 몫이다. 미국ㆍ영국 등 정보기술(IT) 선진국에서는 애플이 우세할지 모르지만 북유럽ㆍ러시아ㆍ중동ㆍ중남미 등지에서 MP3P 종주국 한국의 활약상은 눈부실 정도다. 이 지역에서는 애플을 능가한다.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망은 아주 밝다.
국내에서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0%를 밑돈다. 애플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는 애플이 모든 나라에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MP3P는 개별제품으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 시장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또한 애플과의 경쟁도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MP3P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의 우위는 상당기간 동안 계속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