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형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상승했다. 특히 국민카드ㆍ강원랜드 등 지수연관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외국인 매수세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인터넷ㆍIT부품주 중심에서 지수 대형주로 관심을 넓히고 있어, 당분간 대형주 강세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코스닥시장은 전일보다 0.61포인트(1.21%)오른 50.65포인트를 기록, 50선에 안착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인터넷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그 바통을 전통주들이 이어받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날 업종지수는 전통주가 대거 포진한 유통ㆍ금융ㆍ운송업종이 2~4%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인터넷주는 0.52% 하락했다.
한동안 코스닥시장을 떠난듯 했던 개인투자자들이 디지털콘텐츠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펼치며, 거래량도 6억4,000만주를 넘어섰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283억원 순매수했다.
50선 안착의 주도주는 단연 시가총액 상위 전통주였다. 국민카드가 6.99% 오르며 1만7,6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하나로통신(3.44%)ㆍ아시아나항공(4.95%)ㆍ기업은행 (2.52%) 등 전통 대형주들이 인터넷ㆍIT부품주의 상승탄력을 이어받았다.
인터넷ㆍTFT-LCDㆍ반도체 장비 등 첨단주에 몰렸던 외국인과 개인의 관심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며, 소외됐던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향후 코스닥시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의 대형주 추가매수여부와 개인투자자들의 IT주 재매수가 어느 정도까지 힘을 발휘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외국인은 IT주에서 어느 정도 차익실현을 한 만큼 유통ㆍ금융 등 지수관련 대형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경우 나스닥시장의 강세에 따라 종목보다는 시장에 투자하는 쪽으로 매매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관련 대형주에 당분간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여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6일연속 차익실현을 하며 1,166억원 가량의 대기매수 자금을 확보한데다, 고객예탁금이 10조원대를 유지하며 개인유동성을 보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예탁금이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차익실현 이후 가격메리트가 발생한 IT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재매수 여부가 지수 방향을 결정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